[칼럼 = 하이코리언뉴스] = 9월 말이 되면 메디케어 가입자들의 우편함이 갑자기 복잡해진다. 보험회사에서 보내온 두꺼운 안내서가 도착하고, TV와 신문에는 새로운 메디케어 플랜 광고가 부쩍 늘어난다.

“월 보험료 0달러”, “치과·안경·보청기 혜택”, “일반의약품 구입비 지원” 같은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어떤 플랜은 혜택이 더 많아 보이고, 또 어떤 플랜은 Part B 보험료 일부를 돌려준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광고가 많아질수록 마음이 편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더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65세를 넘어 메디케어에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니어라면 더욱 그렇다.
지난해 65세가 되어 처음 메디케어에 가입했을 때도 낯선 용어가 많았다. Part A와 Part B는 무엇인지, 메디케어 어드밴티지와 메디케어 서플리먼트는 어떻게 다른지, HMO와 PPO는 또 무엇인지 하나씩 배우느라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야 보험카드가 익숙해지고 병원 이용 방법도 조금 알게 되었는데, 또다시 내년 플랜을 확인해야 한다고 하니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많은 가입자가 이렇게 묻는다.
“올해 별문제 없이 사용했는데, 그냥 지금 플랜을 계속 유지하면 안 되나요?”
물론 가능하다. 현재 플랜이 2027년에도 계속 제공되고, 의사와 병원, 처방약, 비용 등이 자신의 필요에 맞는다면 반드시 다른 플랜으로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플랜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년에도 현재 플랜이 나에게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같은 플랜이라도 내년에는 달라질 수 있다
한 가지는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 플랜 이름이 같다고 해서 내년의 내용까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플랜은 해마다 보험료와 진료비, 처방약 보장, 의료진 네트워크, 추가 혜택 등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올해 편리하게 이용했던 플랜이라도 내년에는 비용이나 보장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메디케어는 매년 가을 가입자에게 ‘연례 변경 안내서(Annual Notice of Change·ANOC)’를 보낸다. 이 안내서에는 다음 해에 적용되는 보장과 비용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Medicare.gov도 ANOC를 받은 뒤 변경 내용을 검토해 다음 해에도 자신의 필요에 맞는 플랜인지 확인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2027년 플랜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혜택이 얼마나 많습니까?”가 아니다.
“내가 내년에도 지금처럼 편안하게 병원에 다니고 필요한 약을 받을 수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첫 번째는 의사와 병원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현재 다니는 의사와 병원이다.
오랫동안 다닌 주치의는 단순히 진료를 해주는 사람이 아니다. 나의 건강 기록과 복용 중인 약을 알고 있고, 이전에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도 알고 있다. 몸이 불편할 때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안심이 된다.
그런데 내년부터 그 의사가 플랜 네트워크에서 제외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의사를 계속 만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의사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주치의뿐 아니라 자주 방문하는 전문의와 선호하는 병원까지 2027년에도 해당 플랜의 네트워크에 포함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이나 의사 사무실에 단순히 “이 보험을 받습니까?”라고 묻는 것만으로 끝내지 말고, 정확한 플랜 이름과 플랜 번호를 알려주고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여행이나 타주 방문이 잦은 사람이라면 거주 지역 밖에서 받을 수 있는 진료의 범위도 살펴봐야 한다. 응급상황이 아닌 일반 진료를 다른 지역에서 받을 수 있는지, 전문의를 만나기 위해 주치의의 의뢰가 필요한지도 플랜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두 번째는 처방약
다음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처방약이다. 처방약은 매달 반복해서 발생하는 비용이기 때문에 작은 변화도 1년 동안 쌓이면 적지 않은 차이가 될 수 있다.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이 2027년에도 계속 보장되는지, 약의 등급이 달라지지는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같은 약이 보장되더라도 약의 등급이나 비용 분담 조건이 달라지면 본인 부담액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일부 약에는 사전승인이나 단계적 치료 등의 조건이 적용될 수 있다.
이용하는 약국도 중요하다.
지금 다니는 약국이 내년에도 해당 플랜의 네트워크에 포함되는지, 선호 약국인지 확인해야 한다. 일부 플랜에서는 선호 네트워크 약국을 이용할 경우 본인 부담 처방약 비용이 더 낮아질 수 있다. 30일분과 90일분 가운데 어느 쪽이 유리한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월 보험료가 낮은 플랜이라고 해서 전체 의료비까지 낮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내가 실제로 복용하는 약의 비용까지 함께 계산해야 한다.
세 번째는 ‘월 보험료’보다 실제 의료비
메디케어 광고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월 보험료다.
특히 "월 보험료 0달러"라는 문구는 누구에게나 매력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월 보험료가 0달러라고 해서 병원과 의료서비스를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가입자도 일반적으로 Part B 보험료를 계속 부담한다.
따라서 주치의와 전문의 진료비, 응급실, 입원, 외래수술, MRI와 같은 검사, 물리치료, 구급차 비용 등이 각각 얼마인지 살펴봐야 한다. 건강할 때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입원이나 수술이 필요한 해에는 플랜에 따라 실제 부담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숫자가 "연간 최대 본인부담액(Maximum Out-of-Pocket)"이다.
평소에는 사용할 일이 없을 수도 있지만, 큰 치료가 필요할 경우 한 해 동안 의료서비스에 대해 본인이 부담할 수 있는 비용의 한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이다.
Part B 보험료 환급도 전체 비용을 봐야
Part B 보험료의 일부를 돌려주는 플랜도 마찬가지다. 매달 돌려받는 금액만 보면 혜택이 커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환급액이 있는 대신 전문의 진료비나 입원비, 검사비 등이 더 높다면 전체적인 의료비 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질문은
“한 달에 얼마를 돌려받는가?”가 아니라 “나의 건강 상태와 병원 이용을 고려했을 때 1년 동안 실제로 얼마를 부담하게 되는가?” 이다.
추가 혜택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
치과, 안경, 보청기, 일반의약품 구입비, 운동 프로그램, 교통 지원 같은 추가 혜택도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다만 광고에 적힌 금액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어떤 조건에서, 어디에서,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치과 혜택이 있다고 해도 단순 검진과 스케일링만 포함되는지, 충전·크라운·틀니·임플란트 등도 보장되는지는 플랜마다 다를 수 있다. 이용 가능한 치과가 가까운 곳에 있는지, 연간 보장 한도는 얼마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식료품이나 식사 지원, 일반의약품 구입비 같은 혜택 역시 모든 가입자에게 동일하게 제공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특정 조건이나 자격 요건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세부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일반의약품 구입비도 매달 제공되는지, 분기별로 제공되는지, 사용하지 않은 금액을 다음 기간으로 넘길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혜택은 많이 적혀 있을 때보다 내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을 때 가치가 있다.
2027년 메디케어, 언제 확인해야 하나
2027년 보장을 위한 메디케어 연례 가입·변경 기간(Open Enrollment Period)은 2026년 10월 15일부터 12월 7일까지다. 이 기간에는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플랜이나 처방약 플랜을 변경하거나, 상황에 따라 Original Medicare로 전환할 수 있다. 변경한 보장은 일반적으로 2027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현재 플랜이 2027년에도 계속 제공되고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면 일반적으로 새로운 플랜에 다시 가입 신청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확인한 뒤 유지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보험회사가 9월에 보내는 ANOC에는 2027년에 달라지는 보험료와 진료비, 처방약, 보장 내용 등이 설명되어 있다. 이 안내서는 내용이 많고 영어로 되어 있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다음 해 플랜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므로 그냥 버리지 않는 것이 좋다.
플랜 비교 전에 준비할 것
플랜을 비교하거나 상담을 받을 때는 먼저 자신의 의료 이용 내용을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현재 보험카드와 복용 중인 처방약 목록, 주치의와 전문의, 자주 이용하는 병원, 선호하는 약국 등을 준비하면 플랜을 비교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Medicare.gov의 플랜 비교 도구에서도 현재 복용하는 약과 이용하는 약국을 입력해 플랜별 예상 비용을 비교할 수 있다. 플랜 광고부터 보는 것보다 내가 필요한 의료서비스와 예상되는 비용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더 정확한 비교의 출발점이다.
꼭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다
2027년 플랜을 검토한다고 해서 반드시 새로운 플랜으로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다.현재 플랜이 내 의사와 병원, 처방약, 의료 이용 패턴과 예산에 잘 맞는다면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어떤 플랜을 선택했는지가 아니다. 메디케어는 사람마다 건강 상태와 복용하는 약, 이용하는 병원, 생활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이웃에게 잘 맞는 플랜이 나에게도 똑같이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결국 플랜을 선택할 때는 광고에 적힌 혜택의 숫자보다 내가 실제로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1년 동안 어느 정도의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도 그냥 그대로 두면 될까요?”
이 질문은 무관심해서 나오는 질문이 아니다. 익숙한 의사와 병원, 지금의 생활을 지키고 싶은 시니어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질문이다. 그래서 답을 서두를 필요도 없다.
먼저 내 의사와 병원, 복용하는 약, 의료비와 필요한 추가 혜택을 하나씩 확인해 보자. 그 과정을 거친 뒤 내린 "그대로 유지하겠습니다"라는 결정은 단순히 익숙해서 내린 선택이 아니다.
내게 필요한 것을 확인하고, 2027년에도 현재 플랜이 적합하다는 것을 확인한 뒤 내린 나에게 맞는 선택이 될 수 있다.
KNE Life Planning
SANGHYUK EOM (엄상혁) / HYEJIN KIM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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