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 하이코리언뉴스] 장마리아 기자 =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학교에서 불거진 집단 성폭행 의혹 사건의 민사소송 피고 가운데 한 명인 한인 학생 윈스턴 이(Winston Lee·한국명 이준형)씨가 고 이홍구 전 국무총리의 손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사건을 둘러싸고 형사 수사가 재개된 데 이어 대학의 초기 대응과 학생 보호 책임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공개된 가족 족보와 코넬대 내부 자료 등을 대조해 이씨와 이 전 총리의 가족관계를 확인했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이씨의 아버지 이현우씨는 홍콩 금융업계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은 2024년 10월 코넬대 남학생 사교클럽 "카이 파이(Chi Phi)"에서 열린 파티와 관련해 불거졌다. 당시 20세였던 여학생은 자신이 술과 케타민 등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의사 표현을 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이씨를 포함한 사교클럽 회원 7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은 사건 이후 경찰과 대학에 신고했으며, 지난 9월16일 이씨 등 남학생 7명과 코넬대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는 일부 남학생들이 스냅챗 단체대화방을 통해 다른 회원들을 불러 성적 접촉을 권유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그러나 민사소송에서 제기된 의혹은 아직 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지 않았다. 피고 측 일부는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사건과 관련해 형사기소된 학생은 없는 것으로 보도됐다.
코넬대는 형사 수사와 별도로 학내 조사 절차를 진행해 관련 학생들에게 퇴학과 정학 등 징계를 내렸다. 이씨는 대학의 조사 결과 2년 정학과 복학 후 징계성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의 징계 절차는 형사재판과는 별도로 진행되며, 학내 조사 결과가 형사상 유죄 판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초기 수사 과정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건을 담당했던 뉴욕주 톰킨스카운티 지방검찰은 2024년 당시 형사기소를 하지 않았지만, 민사소송 제기와 관련 자료 공개 이후 수사가 재개됐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이후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을 특별검사로 임명해 사건을 맡겼다. 이에 대해 피고 측 변호인들은 제임스 총장이 피해 주장 여성을 지지하는 취지의 공개 발언을 해 수사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며 특별검사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피고 측의 주장으로, 법원의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대학의 대응을 둘러싼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마이클 코틀리코프 코넬대 총장은 10월14일 피해를 주장한 학생에게 사과하고, 당시 신고를 받은 뒤 후속 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코넬대는 사교클럽 파티를 2026~2027학년도 말까지 중단하고, 성폭력 사건 처리 절차와 피해 학생 지원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학 이사회도 전직 연방 법무부 고위 관계자인 샐리 예이츠를 참여시켜 관련 정책과 대응 과정을 독립적으로 검토하도록 했다.
이번 사건은 성폭력 의혹 자체를 넘어 대학의 학생 보호 책임, 사교클럽 문화, 초기 수사의 적절성, 피해 주장과 피고인의 권리를 둘러싼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씨가 이홍구 전 총리의 손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가족 배경과 법적 책임은 별개의 문제다. 사건의 실체와 관련 학생들의 형사 책임은 향후 수사와 사법 절차를 통해 판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