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란타 = 하이코리언뉴스]. 장마리아 기자 =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미국 내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계속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사기범들은 총영사관 대표전화번호까지 조작해 전화를 걸고, 한국 법원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하며 체포와 계좌 동결 등을 내세워 금전 송금을 요구하고 있다.

주애틀랜타총영사관(총영사 이준호)은 3일 공관 사칭 보이스피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며 동포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최근 2년간 30만 달러 이상의 피해 사례가 2건 접수됐으며, 크고 작은 피해 신고도 여러 차례 있었다. 최근에는 신규 피해 신고보다 실제 영사관 직원인지 확인하려는 문의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기범들은 휴대전화 화면에 실제 총영사관 대표번호가 표시되도록 발신번호를 조작한다. 전화번호가 공식 공관 번호와 같더라도 실제 영사관에서 걸려온 전화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총영사관의 설명이다.
■ 총영사관 사칭 보이스피싱, 이렇게 진행된다
총영사관이 안내한 사기 수법은 대체로 네 단계로 진행된다.
첫째, 총영사관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어 한국 법원에서 서류가 도착했다며 즉시 수령하라고 요구한다. 이때 ‘김00’, ‘손 00’ 등 현 실무관을 사칭하는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둘째, 직접 방문하기 어렵다고 하면 가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본인의 수배 여부를 확인하라고 유도한다. 이 사이트는 정부 공식 사이트처럼 꾸며져 있지만,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면 실제 여부와 관계없이 체포영장이나 혐의 내용이 담긴 문서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정부기관의 공식 홈페이지 주소와 다른 가짜 사이트인 만큼 접속하거나 개인정보를 입력해서는 안 된다.
셋째, 한국 경찰이나 검사, 금융감독원 등 수사·금융기관 관계자를 사칭한 전화가 이어진다.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체포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 여권과 운전면허증 사진, 은행 계좌 잔액, 통화 내역 등을 요구한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알리지 말라고 지시하고, 휴가를 내거나 일정한 ‘미션’을 수행하도록 하는 등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하기도 한다.
넷째, 계좌가 동결될 수 있으니 자산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며 송금을 지시한다. 최근에는 현금을 인출해 암호화폐 ATM을 통해 사기범이 지정한 전자지갑으로 입금하도록 하는 수법이 사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웨스턴유니온을 통한 송금도 주요 수단으로 이용됐다.
문제는 피해자가 돈을 보낸 뒤에도 사기범들이 연락을 끊지 않는다는 점이다. 추가 대출까지 유도하며 피해자의 자산을 계속 빼내려 하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인지하는 즉시 금융기관에 연락하고 관계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 캄보디아 거점 조직 검거…미국·캐나다 동포 피해
해외 거점을 둔 조직적인 공관·수사기관 사칭 사기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8월 충북경찰청은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영사와 검사,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 14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0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역할을 나눠 피해자들에게 차례로 전화하는 수법으로 미국과 캐나다에 거주하는 동포 15명으로부터 약 863만 달러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달아난 조직원 7명에 대해서도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가 피해 확인과 범죄 입증을 위해 피해자들의 신고와 진술을 요청하고 있다.
신고 대상은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 12일경까지 해당 수법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다. 관련 문의와 신고는 다음 연락처를 이용하면 된다.
- 전화: +82-43-240-2395
- 카카오톡: +82-10-4391-9955
- 이메일: dlarns456@police.go.kr
■ 대표번호가 떠도 믿지 말아야…공식 연락처로 재확인
총영사관은 발신번호가 실제 공관 대표번호로 표시되더라도 이를 믿고 개인정보나 금융정보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범죄 연루, 수사 협조, 계좌 동결, 현금 인출, 송금, 암호화폐 ATM 입금 등을 언급하면 즉시 전화를 끊어야 한다. 상대방이 알려준 전화번호로 다시 연락하거나 문자로 전달된 인터넷 주소에 접속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영사관의 공식 업무 여부는 대표번호(404-522-1611~3)나 이메일(atlanta@mofa.go.kr)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총영사관은 법원 서류 수령을 이유로 전화상 방문을 재촉하거나 전화로 체포영장을 통보하며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미 개인정보나 신분증 사진을 전달했다면 추가 정보 제공을 중단하고 금융기관과 관계기관에 상황을 알리는 것이 좋다. 신분증 사진이 유출됐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금융 피해가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계좌와 신용정보에 대한 이상 거래 여부를 확인하는 등 필요한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
실제로 금전 피해가 발생했다면 은행이나 송금업체에 즉시 연락해 지급 정지나 거래 추적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총영사관 긴급전화(470-880-1986)에도 피해 사실을 알려야 한다.
■ 웨스턴유니온 사기 피해자, 3차 보상 신청 가능
과거 웨스턴유니온을 통해 사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미국 법무부의 3차 보상 절차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미 법무부는 2026년 10월 7일 웨스턴유니온 사기 피해자에 대한 3차 보상 신청 절차를 발표했다. 대상은 2004년 1월 1일부터 2020년 3월 9일까지 웨스턴유니온을 통해 송금했다가 사기 피해를 입은 사람이다.
신청 마감일은 2026년 12월 31일이다. 과거 보상 신청을 하지 않았던 피해자도 요건을 충족하면 신청할 수 있으며, 미국 시민권자나 미국 거주자만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피해 사실과 송금 내역 등에 대한 심사를 거쳐 보상 여부와 금액이 결정된다.
신청은 미국 법무부가 지정한 공식 보상 사이트에서 할 수 있다. 보상 신청이나 수령을 위해 수수료를 요구하는 연락은 사기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총영사관은 한국의 사법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이민 초기 동포나 시니어들이 범죄 조직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가족과 지인, 교회 및 한인 커뮤니티를 통해 사기 수법과 예방 요령을 널리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