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하이코리언뉴스] 김태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와 공급망 보안 강화를 위해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일부 중국산 핵심 통신장비의 수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4일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중국산 차세대 광트랜시버(optical transceiver)의 수입을 제한하는 규정 초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광트랜시버는 광섬유를 통해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핵심 부품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인프라에서 서버 간 초고속 데이터 전송을 담당한다. AI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FCC는 올해 안에 관련 규정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최종안은 관계기관 협의 과정에서 수정되거나 시행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광트랜시버가 데이터 탈취, 악성코드 삽입, 네트워크 교란 등 사이버 안보 위협에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콘 글로벌 스트래티지스의 AI 정책 전문가 디비얀시 카우시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광트랜시버는 데이터센터 네트워크의 핵심 장비인 만큼 잠재적인 보안 위험이 존재한다”며 “AI 시대에는 공급망 자체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규제가 시행될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기업으로는 중국 광통신업체 *중지이노라이트(Zhongji Innolight)*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미 국방부가 발표한 중국 군사 관련 기업 명단(Chinese Military Companies List)에 포함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중지이노라이트는 전 세계 광트랜시버 시장에서 약 2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약 90%를 중국 외 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미국 업체인 *코히런트(Coherent)*와 *루멘텀(Lumentum)*도 경쟁력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중국 업체의 생산량을 대체하기에는 공급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비롯한 미국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미국산 또는 우방국 제품으로 공급망을 전환해야 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한편 FCC는 2021년 화웨이(Huawei)와 ZTE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 명단인 이른바 ’커버드 리스트(Covered List)’에 포함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말과 올해에는 DJI를 비롯한 일부 중국 드론 및 네트워크 장비 업체에 대해서도 수입 제한과 규제 확대를 추진하며 중국산 통신장비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