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하이코리언뉴스] 김태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용카드 이자율을 연 10%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금융시장과 은행권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방안은 아직 정책 제안 단계로, 시행 여부와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신용카드사들이 소비자에게 부과하는 이자율을 1년간 10%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생활비 부담 완화를 주요 경제 정책 기조로 내세운 행정부의 일련의 조치 가운데 하나로 해석된다.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진 직후인 12일 뉴욕 증시에서는 금융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주요 대형 은행 주가가 1~4%가량 내렸고, 신용카드 대출 비중이 높은 캐피털원(Capital One)은 약 7% 급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다.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카드·결제 업체들도 하락세를 보였다.
금융권에서는 이자율 상한제가 도입될 경우 카드사들이 위험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미국의 평균 신용카드 이자율은 약 19% 후반대로 알려져 있으며, 저신용자나 일부 전용 카드의 경우 30%에 근접한다는 점에서 10% 상한은 대출 위험 비용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상한제가 현실화될 경우 ▲저신용 고객에 대한 신용공급 축소 ▲카드 계정 대규모 정리 ▲캐시백·마일리지 등 보상 프로그램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소비 위축을 통해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단독으로 민간 금융회사의 이자율을 강제할 권한은 없으며, 전국적인 신용카드 이자 상한을 도입하려면 연방의회의 입법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의회 내에서는 관련 법안 논의가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다.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제안이 카드사들의 자발적인 금리 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정치적·협상용 메시지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신용카드 이자율 상한 제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내놓은 주택 가격 안정 정책의 연장선으로도 해석된다. 그는 최근 국책 주택금융기관인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을 통해 대규모 모기지 채권 매입을 지시했고, 이후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난 바 있다.
정치권과 금융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제안이 오는 선거를 앞두고 생활비 부담 완화를 강조하려는 전략인지, 또는 실제 정책 추진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