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하이코리언뉴스] 편집국 = 미국에서 가장 작은 단위의 동전인 페니(Penny, 1센트 동전)가 거의 바닥났다.그러다보니 미국 상거래에 실제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초 페니 생산 중단을 결정한 여파가 크게 심화되면서, 전국적으로 소매점들은 정확한 잔돈을 거슬러줄 수 없게 됐고, 은행들은 고객들에게 페니를 배급하는 상황에 처했다.

미국에서 요즘 다수의 소매점들은 이미 페니 재고량이 사실상 고갈된 상태가 됐다.은행들은 신규 페니를 주문할 수 없어 고객들에게 페니를 배급하고 있다.한 편의점 체인인 Sheetz는 페니가 너무 부족해 고객들에게 페니 100개를 가져오면 무료 탄산음료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잠시 진행하기도 했다.다른 한 소매업체는 잔돈이 없어 소송을 피하기 위해 반올림을 해주는 대신 내림을 선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올해 수백만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미소매연맹(National Retail Federation)에서 딜런 전(Dylan Jeon) 국장은 "이것이 상당한 금액"이라고 지적했다.이같은 페니 부족 문제는 지난 여름 말에 시작됐으며, 연말 쇼핑 시즌이 다가오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높은 생산 비용을 이유로 지난 2월9일 페니 생산 중단을 발표했다.
연방 조폐국의 가장 최근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2024년) 페니 1개를 만드는 데 3.7센트가 들었고, 니켈(5센트 동전)은 13.8센트 비용으로, 두 동전 모두 액면가보다도 생산비가 더 높은 상태가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국가 예산에서 낭비를 끄집어내자고 말하고 비록 1센트 단위일지라도 대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연방 재무부는 5월에 페니 주화의 재료인 동-아연 합금 주화판의 마지막 주문을 완료했으며, 6월에 마지막 페니가 주조돼 8월까지 은행과 현금 수송업체에 배포됐다.
루이지애나 주의 Guaranty Bank & Trust Co.의 트로이 리처즈 사장은 연준으로부터 페니 선적이 축소될 것이라는 이메일을 받았을 때, 이미 페니를 만드는 것이 끝났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페니가 부족해진 주된 원인은 몇가지로 분석되고 있다.마지막 생산 연도에 해당하는 지난해에 조폐국은 32억 3천만 개의 페니를 공식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두 번째로 많이 발행된 쿼터(25센트 동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양이다.문제는 상당수의 미국인들이 페니를 받고도 이를 항아리 등에 보관하거나 장식용으로 사용할 뿐, 경제 시스템으로 재순환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동안 매년 막대한 양을 새로 찍어내야 했다는 점이다.
연방준비제도가 담당하는 동전 유통 시스템에서 약 170개에 달하는 코인 터미널 중 대략 3분의 1가량이 현재 페니 입금과 인출 등을 모두 중단해서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페니가 남아돌아도 부족한 지역으로 공급될 수 없는 물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재무부는 페니 생산 중단으로 5,600만 달러가 절약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페니 부족은 소매점들에게 법적인 지뢰밭이 되고 있다.일부 주와 시에서는 현금 고객과 카드 고객 간의 상품 가격 공정성을 규정한 법률 때문에 거래하는 금액을 가장 가까운 5센트 또는 10센트로 올려 반올림하는 것이 불법이다.이에 따라 소매점들은 소송을 피하기 위해 이른바 내림(Rounding Down)을 선택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수많은 거래에서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드웨스트 편의점 체인 Kwik Trip의 경우, 현금 거래 시 가장 가까운 5센트로 내림을 적용해 올해(2025년) 들어서 약 300만 달러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그래서 현재 연방의회에는 현금 거래를 가장 가까운 5센트의 단위로 반올림을 하거나, 내림하도록 요구하는 'Common Cents Act' 법안이 계류 중이다.미국은 페니를 폐지하기로 한 첫 번째 국가는 아니지만, 다른 국가들(예: 캐나다)이 수년의 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전환한 것과 달리, 미국은 의회의 조치나 규제 지침 없이 페니 유통을 갑자기 중단했다.
전미편의점협회(NACS)의 제프 레나드(Jeff Lenard) 대표는 편의점들이 페니를 다시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다만, 문제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연방정부로부터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원할 뿐이라는 주장이다.이처럼 소매업계와 금융업계는 페니 사용을 원치 않지만 지금 당장 불편한 상황이 되고 있어 대책 마련을 원하는 분위기다.재무부는 페니 부족 문제에 대해 아직까지 별다른 지침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