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사모의 "시냇물 소리 (1 )" 망고 파는 소년

Submitted byeditor on화, 01/19/2016 - 19:56

 

망고
망고

망고 파는 소년

필리핀 선교지에서의 일이었습니다. 선교팀이 오게 되어 분주한 하루였습니다.  이것 저것을 준비하느라 오전에도 시장을 들려야 했고 오후에도 시장을 들려야 했습니다.  제 눈에 들어오는 한 소년이 있었는데 망고를 파는 소년이었습니다.  아마도 아침 일찍 노랗게 익은 망고를 따서 팔려고 시장으로 온 소년 같아 보였습니다.  시장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망고 사세요! 망고 사세요! 달콤한 망고가 왔어요! 힘있게 외쳤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망고를 사지 않았습니다. 
소년은 더 큰 소리로 맛있는 망고가 왔어요! 망고 사세요! 아무리 외치고 외쳐도 아무도 망고를 사지 않았습니다. 
저도 무심코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해가 저물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시장에 다시 들려야 했기에 다시 한번 그 자리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소년의 바구니에는 망고가 여전히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거의 팔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더 이상 시장에 앉아 있을 힘조차 없었던지 그 소년은 망고 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가는 지프니를 탔습니다. 
저도 함께 같은 지프니를 타게 되었습니다.  지프니 안에서 소년은 너무나 배가 고팠던지 바구니에 있는 노란 망고 하나를 들더니 껍질을 까서 정신 없이 먹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맛있는지 침을 질질 흘리면서 먹었습니다. 
지프니 안에서 그 모습을 보던 사람들의 침이 꿀꺽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맛있게 먹는 그 소년의 모습을 보니 정말 맛있는 망고처럼 보였습니다.  한 쪽 끝에 앉아 있던 저 또한 그 모습을 보면서 군침이 넘어 갔습니다.  저는 그 소년이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고 망고를 좋아했던 우리 가족을 생각하니 사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그 소년에게로 다가가서 망고를 한 봉지 샀습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분들도 망고를 사기 시작했습니다. 
소년이 가지고 있던 맛있게 생긴 노란 망고는 지프니 안에서 순식간에 다 팔리고 말았습니다. 
힘이 없고 지쳐있던 소년의 얼굴은 금방 환하게 바뀌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저는 선교사로서의 삶이, 크리스천으로서의 삶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잠시 떠 올려 보게 되었습니다. 
망고를 먹는 소년의 모습 속에서 망고가 정말 맛있게 보였듯이 하나님을 믿는 크리스천의 삶 속에 정말 행복한 모습이 있다면 소리내어 복음을 외치지 않아도 그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그 행복을 사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망고 파는 소년이 그 맛있는 망고를 가지고 아무리 외쳐도 그 망고는 팔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소년의 맛있게 먹는 그 모습 하나에 많은 사람들이 망고를 사게 되었습니다. 
크리스천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우리에게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귀한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 안에 주어졌습니다. 
하나님의 사랑도 말로만이 아니라 행복한 삶으로 표현되어 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올랜도 아름다운교회 이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