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 = 하이코리언뉴스] 편집국 = 4일(목)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위치한 현대차 공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이 실시돼, 불법 근로자로 의심되는 이민자 475명이 구금됐다고 국토안보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CBS뉴스가 5일 아침 보도했다.
이번 작전에는 이민세관단속국(ICE), 국경순찰대, FBI, 마약단속국(DEA), 알코올·담배·총기·폭발물 관리국(ATF), 국세청(IRS)을 비롯한 여러 연방 기관의 법집행요원이 참여했다.앞서 ATF 애틀랜타 사무실은 소셜미디어에 450명을 구금했다고 밝히면서 현장 사진을 게재한 바 있다.
이번 단속은 조지아주에서 가장 크고 주목받는 제조 시설 중 하나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 한국 기업으로 조지아주 역사상 가장 큰 경제 개발 프로젝트라고 주정부가 극찬했던 시설을 급습했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년 전 76억 달러 규모의 이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했으며, 현재 약 12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번 단속으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해 건설 중이던 인근 공장 건설은 중단됐다.ICE 요원들은 3000 에이커 부지에서 단속 작전을 수행했으며, 배터리 공장건설 현장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법인인 HL-GA 배터리 컴퍼니는 성명을 통해 "관련 당국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법집행을 지원하기 위해 공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임태환 조지아동남부한인연합회장은 5일 뉴스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한국 사람도 그렇고 히스패닉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합법적인 체류가 안돼있는 사람들은 걱정이 태산 같겠죠"라며 "한국 기업의 협력업체 내지는 건설쪽에 들어와있는 회사들은 타격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일단 들어와있는 사람들 조차도 지금 당분간은 못할 거라구. 먹고 가만히 자고.. 그정도 하고 있거나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둘 중에 하나 할거라구. 제가 볼때는.. 거의.."이라고 덧붙였다.이번 급습이 한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냐는 질문에 임 회장은 "약간은 그런게 없잖아 보일 수 있다"면서 "사실은 만약에 히스패닉을 딱히 겨냥하면, 히스패닉만 겨냥하면, 아니 히스패닉이 아니라 불체자만 겨냥하면, 사실 농장이나 건축현장에 보통 많이 퍼져있거든, 그것도 여기저기.."라고 말했다.
동남부 지역에 진출한 다수의 한국기업들에 법률서비스를 제공해온 넬슨멀린스의 이정화 파트너 변호사는 뉴스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연행된 한인들) 그중에는 E-2 비자같이 노동비자(work visa)로 오신 분도 잡혀가서, 그러니까 설명을 잘 못해가지고 잡혀가신 분들은 이미 나왔고요.. 방문비자로 오신 분들은 설명을 잘 해야되는데, 설명을 잘 못하시면 추방당하죠."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본지에 보내온 이메일을 통해 "장비 회사에서 나와 장비를 설치하거나, 현지 직원을 훈련시켜주는 등 건설 수퍼바이저로 활동하는 것은 (ESTA 비자로 입국했더라도) 허용된다"면서 "그런데 그 설명을 잘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법규에는 "외국의 회사로부터 구입한 상업용 또는 산업용 장비나 기계를 설치, 서비스 또는 수리하거나 미국인 근로자가 이러한 서비스를 수행하도록 교육하기 위해 미국에 오는 경우"에는 방문비자로 입국해도 일하는 것이 허용된다."단, 이 조항은 현장 또는 공장 내에서 건축 또는 건설 작업을 수행하려는 신청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건축 또는 건설 작업에 종사하는 다른 근로자를 감독하거나 교육하기 위해 B-1 비자를 신청하지만 실제로 그러한 건축 또는 건설 작업을 수행하지 않는 신청자는 예외다"라고 법규에는 명시돼 있다.
국토안보부(DHS)는 성명을 통해 요원들이 "불법 고용 관행 및 기타 심각한 연방 범죄 혐의에 대한 진행 중인 형사 수사의 일환으로" 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DHS는 "실제로 이것은 국토안보수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단일 현장 사법 작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페이스북에는 12지역구 연방하원에 출마한 토리 브래넘(Tori Branum)이 자신이 직접 신고해 ICE가 급습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브래넘은 페이스북에 "합법적인 미국인을 고용할 여력이 없어 불법체류자를 고용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200만 달러짜리 집에서 살고 있다면, 지금 하는 사업이 어떤 종류의 사업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라며 "'감당 못할 딧'이다!"라고 썼다.
브래넘이 출마한 12지역구에는 현대차 공장이 위치한 브라이언 카운티는 포함되지 않는다.브래넘은 또다른 게시물에서 "현장에서 불법체류자를 체포할 때마다, 그들을 고용한 사람들도 체포해야 한다. 나는 상부에서 하부로 책임을 묻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고 썼다.
사실 해당 지역은 현대차 공장 건설이 시작된 이후 농사짓는 주민들이 물이 모자라는 문제를 겪으면서 민원제기가 많았던 곳이다. 한 환경보호단체는 소송을 벌이면서까지 공장건설에 반대하기도 했다.하지만 역대급 대규모의 단속 작전이 하필 이 시점에 벌어지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
12지역구의 현 연방하원의원은 릭 앨런(Rick Allen,공화)으로 지난 2014년 선거에서 승리한 후 10년째 의원직을 지키고 있다.지난 2020년 9월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배터리아메리카 조지아 공장 건설현장에서 한국인 노동자 13명이 국토안보수사국(HSI)에 체포된 일이 있었다.당시 수사는 더그 콜린스(Doug Collins) 연방하원의원(공화)이 불법취업이 의심된다고 고발해 이뤄졌다.
'트럼프의 복심'으로 알려져 있는 콜린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연방 보훈처 장관으로 임명돼 활동하고 있다.그리고 당시 한국에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다.트럼프 대통령은 줄곳 '상호관세'를 언급해왔다. 상호관세는 상호 형평성에 기초해 부과되는 것이다. 공정성과 합법성이 그 기본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