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하이코리언뉴스] = 조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대선 경선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한 직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성명서를 내놓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부부가 공동 명의로 성명을 내놓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제빠르게 밝혔다.
반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개인 성명을 발표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업적을 치하하는 내용을 길게 서술했을 뿐,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발언은 하지 않았다.오바마는 성명에서 바이든이 대선 후보 지명을 거부한 것에 대핸 "오늘, 우리는 그가 최고의 애국자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됐다"고 썼다.
그는 바이든이 "근본적인 예의범절과 모든 사람이 중요하다는 믿음"을 가진 인물이라고 추켜세우고, 바이든의 재임 기간 동안 업적을 나열했다.그러면서 "이 뛰어난 실적 덕분에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에 출마하고 시작한 일을 마무리할 모든 권리를 얻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복귀하고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게 되면 그가 평생 동안 싸워온 모든 것과 민주당이 대표하는 모든 것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이 트럼프와의 선거에서 패할 것이라는 예상을 오바마가 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의 결단이 "자신의 이익보다 미국 국민의 이익을 우선시한" 것이라고 칭찬하고, "앞으로 우리는 미지의 바다를 항해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우리 당의 지도자들이 뛰어난 후보가 등장하는 과정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엄청난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썼다.
그는 "조 바이든의 관대하고 번영하며 단결된 미국이라는 비전이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온전히 드러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나는 우리 모두가 11월과 그 이후까지 그 희망과 진보의 메시지를 전할 준비가 되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본격적인 오픈 프라이머리를 암시한 셈이다.
오바마는 "지금으로선 미셸과 나는 이 위험한 시기에 우리를 유능하고 용감하게 이끌어 준 조와 질에게 우리의 사랑과 감사를 표하고 싶다"면서 "이 나라가 건국된 이유인 자유와 평등이라는 이상을 위해 헌신한 것에 대해서도"라고 덧붙였다.
해리스에 대한 지지 발표 대신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는 "경선"을 제안한 것에 대해 정계 일각에서는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이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셸 오바마의 SNS 계정은 남편의 성명을 그대로 옮겨놓았을 뿐 별도의 발언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또 한편에서는 미셸 오바마가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참여하는 것도 언급되고 있다. 부통령 후보감으로 언급되는 인사들이 대부분 현직 주지사라는 점은 이들이 출마할 경우 그 자리를 민주당원이 이어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리스크가 생기기 때문이다.이런 가운데, 조 만친 상원의원이 경선에 뛰어들어 해리스에게 도전할 것을 고심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일이 되어가고 있다.<홍성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