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 = 하이코리언뉴스] = 이홍기 애틀랜타 한인회장이 2023년 9월 한인회 통장에 있던 자금으로 자신의 재선 입후보 공탁금을 낸 사실이 폭로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배기성 전직회장단 회장은 16일(화) 이른 새벽 성명을 내고 이홍기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배기성 애틀랜타한인회 전직회장단 회장이 16일(화) 아침 카카오톡을 통해 본보에 보내온 성명서.
배 회장은 성명에서 "오랜 친구로, 후원자로, 전직회장으로, 애틀랜타에 우뚝선 소식과 건강한 한인사회를 이끄시길 진정 바랬다"면서 "실망과 꿈이 깨지는 소식에 우리가 어떻게 교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어떻게 용서를 구하고 달랠 수 있을까, 잠도 안오고 답답하고 겁도 나고 화도 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에게 "그동안 마음 고생 놓으시고, 한번 더 용기를 내시고, 나를 돌아보시기 바란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와 "용서를 구하시기 바란다"고 말하고 "사퇴하세요"라고 결론지었다. 이번 사태는 15일(월) 애틀랜타K와 코리안뉴스애틀랜타가 이홍기 회장과 애틀랜타 한인회 통장 자료를 조사한 노크로스 경찰의 보고서를 근거로 보도하면서 확산됐다.
경찰 리포트에는 2023년 9월 22일과 26일에 5만 달러를 인출하고 입금한 부분이 명시돼 있다. 그 과정에서 이 회장이 5만 달러를 한인회에서 빼내 자신의 선거 공탁금으로 제출했다는 것이 보도의 핵심이다.
이홍기 회장은 1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그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이 회장은 한인회에 자신이 5만 달러를 갚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이 회장은 화요일 이경성 이사장을 비롯한 한인회 관계자들과 만나 자신의 거취를 상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한인회가 안정을 찾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했던 한인사회는 충격에 빠졌다.이경성 이사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 회장과 만나기로 했다고 확인하고, 이 회장을 사퇴 처리할지 탄핵할지 등을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한인회 임원들은 지금까지 이 회장이 한인회 자금을 사적으로 쓰거나 횡령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두 언론사의 폭로는 이 회장이 배임, 횡령, 사기 등의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배 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경찰은 불기소로 결론을 낸 것이라며, 이 문제는 한인회 내부에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 회장은 이 회장이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조직될 경우 위원장을 맡게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게 되지 않겠느냐"면서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은 인물이 비대위를 맡아야 할 것인데 자신이 적임자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인회 회칙에 따르면, 현직 한인회장이 유고시 수석부회장이 회장직을 위임받되, 잔여임기가 6개월 이상인 경우에는 1개월 이내에 새 회장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수석부회장도 유고시에는 회장의 잔여임기와 상관없이 이사장이 선관위를 조직해 1개월 이내에 새 회장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금과 같이 한인사회 내 갈등이 심화한 상황에서는 "회장 유고시"에 따른 회칙보다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해 한인사회 갈등을 풀어가는 방향을 모색하는 편이 더 나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홍성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