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코리언뉴스/편집국] = 연방준비제도 내부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월 스트릿저널은 연준의 급격한 긴축 정책에 따른 갖가지 부작용이 경제 전반에서 나타나면서 일부 연준 위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8%가 넘는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 중인 것을 끌어내리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것이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심각한 위험성을 연준 위원들이 자각하고 타개책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여지는 상황이다.
월 스트릿저널은 11월1일과 2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고 그 다음달인 12월에는 이보다 적은 0.5%p 이하 인상에 나서게 될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전했다.만약 연준이 12월 FOMC에서 금리인상을 0.5%p를 한다면 그 결정을 시장에 어떤 식으로 알릴지에 대해서고 논의할 전망이다.
미국에서 8%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다 연준이 지난 9월까지 3차례 연속으로 0.75%p 금리인상에 나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내려갈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022년 Fed 금리인상 속도는 석유 파동 때였던 1980년 초반 이후 가장 가파르지만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8% 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불과 6월까지만 해도 연준은 한 번에 0.5%p 인상에 그쳤는데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자 한번에 0.75%p를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며 더 한층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그런데 이같은 공격적인 긴축 행보로 인해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
주식과 채권 가격이 급락하고, 주택시장도 빠른 냉각 조짐을 보이는 등 경제 여기저기서 분명한 침체 조짐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어 이제 연준 내에서도 과도한 긴축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과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 등 몇몇 연준 인사들은 조만간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고 내년(2023년) 초에는 금리인상을 일단 멈춘 후 금리인상이 경제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자는 신중론을 내비치고 있다.
과도한 긴축으로 불필요한 경기 침체를 유발할 리스크를 낮추자는 취지로 보인다. 연준 2인자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얼마전에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통화정책이 제약적일 필요성이 분명하다면서도 금리인상 속도와 경로 등에 대해서 “정보 의존적”일 것이라고 언급해서 상당한 여운을 남겼다.구체적인 표현을 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금리인상을 하는데 연준이 보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돼 크게 주목받았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금리인상 관련해서 경제 성장을 제약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는 적절한 수준을 찾아서 그렇게 훌륭하지 않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나오더라도 일단 급격한 금리인상을 멈추고 지켜보는 것이 필요할 수있다고 발언해 신중론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찰스 에반스 총재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나쁘게 나온다고 계속 금리인상을 하다가는 지나치게 공격적인 통화정책 때문에 후유증이 심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스더 조지 캔사스 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약 1주일 전에 S&P글로벌 레이딩스 이코노미스트들과 온라인으로 토론을 했었는데 매우 큰 폭의 금리 인상을 계속하면 어느 순간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터닝 포인트를 보지 못할 수 있어 매우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에스더 조지 총재는 더 안정적이고 더 느리게 움직이는 것을 선호한다고 했다.다만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광범위하고 오래 지속되고 있는 만큼, 벌써부터 금리 인상 중단을 논의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결정이 될 수 있다면서 좀 더 공격적인 긴축을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0월초 발언에서 희망이 정책 결정을 이끌도록 할 수는 없다면서 인플레이션 안정에 큰 진전이 없는만큼 올해 남은 두 번의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각 0.75%p씩 금리를 올리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연준 일부 위원들 사이에서 신중론이 크게 부각하고 있는 가운데, 월 스트릿저널은 연준이 여러 결정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우선 12월 기준금리를 0.75%p가 아닌 0.5%p만 인상할 지가 가장 큰 과제로, 그렇다면 대중에게 이 같은 결정이 연준이 인플레와의 싸움에서 물러선 것이 아니라는 점을 어떻게 설명할 지도 큰 숙제로 꼽히고 있다.
지난 7월과 8월에도 연준의 ‘피봇(정책 방향 전환)’ 가능성에 뉴욕 증시가 일시 랠리속에 반짝 상승세를 보여 투자자들을 설레게 하기도 했는데, 이는 지출과 경제 성장을 둔화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꺽으려는 연준의 목표와는 상반된 것이었다.
결국 제롬 파월 의장이 8월 말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언급하며 물가를 끌어내리기 위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직설적이고 단호한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NY 증시 랠리는 오래가지 못하고 종지부를 찍었고 지금까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따라서 12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0.5%p 금리인상에 나서게 된다면 지난 여름과 같은 거품성 랠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11월 회의 이후 몇 주간 시장에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월 스트릿저널은 연준이 12월 경제 전망을 통해 9월 점도표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2023년 기준금리를 더 높일 가능성을 시장에 신호를 보내며 앞으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알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금리 전망을 조절하면, 금리 인상 결정 만큼이나 금융시장 전반에 걸처서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