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코리언뉴스/편집국] =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정치적 쟁점이 됐던 마스크 착용이 또다시 정치권의 논쟁거리로 부상했다.트럼프 대통령 시절에는 언제 마스크를 써야 하느냐가 논란이었다면 이번에는 언제 마스크를 벗어야 하느냐가 쟁점이 된 모양새다.
이번 논쟁은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 인해 촉발됐다고 CNN 은 3일 보도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백악관 야외 잔디밭에서 코로나19 대응 관련 연설을 하러 나오면서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개정한 새로운 마스크 착용 지침에 대해 설명했다.
새 지침은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소규모 실외 모임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것이었다.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NBC 에 나와 백신을 맞은 사람이 계속 마스크를 쓰는 것은 애국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바이든 대통령이 CDC 지침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또 우파 성향의 토크쇼에서는 이 문제가 최신 문화 전쟁의 화약고로 떠올랐다고 CNN은 전했다. 문화 전쟁은 낙태와 동성애, 트랜스젠더, 다문화주의 등의 쟁점을 둘러싸고 미국 사회에서 좌우 진영 간에 벌어지는 주도권 경쟁, 갈등을 일컫는다.
공화당은 마스크를 둘러싼 논란을 이용해 바이든과 민주당이 정치적 올바름의 과잉 상태이며 정부의 권한을 이용해 미국인의 자유를 침범하려 한다는 논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백악관 선임고문 아니타 던은 2일 CNN에 출연해 이 각별한 예방조치인 마스크 착용은 대통령을 위한 것이며 대통령에게 마스크를 쓰는 일이 습관이 됐다고 해명했다. CNN은 이런 논란이 정파적 이익을 위해 이 이슈를 이용하려는 정치 집단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의학계도 CDC의 마스크 지침을 두고 '완화에 지나치게 조심스럽다'거나 '대중에게 서로 상충해 혼란스러운 조언을 주고 있다' 등의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조지워싱턴대학의 조너선 라이너 교수는 CDC가 지나치게 조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라이너 교수는 팬데믹 초기 12개월간 마스크 착용에 대해 매우 단호했지만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코로나19에 면역이 생겼기 때문에 실외는 물론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라이너 교수는 이제 CDC가 이런 두 갈래 전략을 수용하고,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에게 백신을 맞으면 인생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힌트를 주기 시작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반면 브라운대학 공중보건대학원의 아시시 자 박사는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여전히 평균 5만명을 넘고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정부 보건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자 박사는 CBS에 나와 CDC는 실내 마스크 의무화 철회를 주저할 것이며 나는 그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과의사인 공화당의 로저 마셜 상원의원은 많은 미국인이 마스크로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마셜 의원은 그들은 마스크가 필요없다고 들었다. 그들은 마스크가 필요하다. 그들은 이제 백신을 맞아도 계속 마스크를 써야만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이런 공방은, 이념을 둘러싸고 별거 상태인 국가에서 정치화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거의 없음을 입증하며, 코로나19 예방조치의 복잡한 거미줄을 안전하게 해체하는 일이 이를 시행하는 것만큼이나 논쟁적인 일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년간의 격리로부터 어떻게 벗어날지에 대한 정치권·의학계·시민들 간의 논란은 아마도 틀림없이 백신 접종자, 그리고 백신 비 접종자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두고 앞으로 벌어질 일련의 논쟁의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