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코리언뉴스/편집국] = 겨울 폭풍이 몰고 온 북극발 맹추위에 미 본토의 4분의 3이 눈에 뒤덮였고, 미국인 절반에게 경보가 발령됐다.이번 한파는 눈 구경을 하기 힘든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아칸소 등 남부 지방까지 덮쳤고, 알래스카보다 더한 맹추위에 대규모 정전 사태까지 겹치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CNN방송은 어제(16일) 미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 분석 자료를 인용해 본토 48개 주 전체 면적의 73%에 눈에 쌓였다고 보도했다.이는 2003년 이후 가장 넓은 지역에 눈이 내린 것으로, 미국 본토 4분의 3이 얼어붙은 셈이다.
눈이 내리지 않은 지역은 플로리다,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3개 주에 불과했다.국립기상청은 맹추위가 오는 2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현재 겨울 폭풍 경보가 발령된 지역 주민은 미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1억5천만명에 달한다.
텍사스 등 7개 주는 비상사태를 선언했고, 캔자스주는 재난 상황을 선포했다.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한파로 숨진 사람은 현재까지 최소 23명이다.맹추위는 발전 시설까지 멈춰 세우면서 18개 주 550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기는 대규모 정전 사태를 초래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일부 전력회사들은 난방 수요가 폭증하자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자 순환 단전을 시행했다.정전으로 난방이 어려워진 주민들은 가정에서 다수의 담요를 덮은 채 뜬눈으로 밤을 보냈다.전력 차단으로 수도 공급마저 끊겨 이중의 고통을 겪는 주민들도 나왔다.혹한과 정전 사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도 큰 차질을 초래했다.
텍사스주, 오클라호마, 미주리, 켄터키, 앨라배마, 미시시피주는 한파가 풀릴 때까지 일부 백신 접종소의 문을 닫거나 당분간 예약을 받지 않기로 했다.그런가하면 월마트는 이번 한파 때문에 500개 이상의 점포를 폐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자동차 제조업체 GM은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생산하는 테네시, 켄터키, 인디애나, 텍사스주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포드도 픽업트럭 등을 조립하는 캔자스시티 공장 문을 닫았다.닛산은 미시시피와 테네시의 4개 공장을 폐쇄했고, 도요타도 켄터키, 인디애나 등 6개 주의 공장 가동을 멈췄다.
배송업체 페덱스는 일부 도시에서 물품 배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이와 함께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2천800여편의 항공기가 결항했고, 17일로 예정된 2천여 항공편도 취소됐다.기상학자 타일러 몰딘은 "이번 한파는 올해 들어 첫 10억달러 규모 기상 재난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