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건 칼럼] 양보와 배려가 필요한 한인사회

Submitted byeditor on목, 02/04/2021 - 19:06

[하이코리언뉴스/편집국] = 지난 2020년은 21세기 최악의 우울하고 답답한 시기였다. 물론 아직 진행형이지만,,, 인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새로운 삶의 생활 방식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지난해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가장 많이 한 말은 '힘들다' 였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가 바뀐다고  힘든 상황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결코 상황이 가벼워지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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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울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또 다시 새해 꿈을 습관적으로 꾸게 된다. 다행스럽게 2021년을 맞이하는 미주 한인사회는 사상 초유의 4명의 한인 연방의원을 배출하며 주류사회에 한인사회의 정치적 역량을 드높이며 출발했다. 117년 이민 역사를 통해  한인사회의 존재감과 정치적 영향력을 표출하는 기분 좋은 출발이다. 한인사회의 위상이 재정립 되는 상황에서 한인사회 리더 그룹도 개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양보와 배려의 마음가짐을 통해 신구세대(old and new generation) 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루어 져야 한다. 기득권 리더들은 명예와 지위에 대한 욕심에서 벗어나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차세대 리더들은 선배 리더들에 대한 폭 넓은 이해와 배려의 예의를 통해 이해충돌 없이 세대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 

양보와 배려에 관한 이솝 우화에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가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로, 여우가 두루미를 식사에 초대했는데 접시에 스프를 줘 주둥이가 긴 두루미가 먹을 수 없었다. 이에 두루미도 여우를 식사에 초대했는데 입이 좁은 병에 음식을 담아줘 여우가 하나도 먹지 못했다는 이야기 이다. 두루미가 여우와 똑같은 방식으로 보복을 한 것이다.여우의 선의가 두루미에게는 수치와 조롱의 악의적 행위로 받아들여지고 두루미는 복수를 결심한다. 훗날 두루미는 여우를 초대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여우는 초대에 응한다. 즐거움을 안고 가는 여우를 볼 때 지난날 두루미에게 행한 자신의 행위가 배려임을 확신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호리병 속 생선튀김을 마주한 여우는 결국 먹지 못해 냄새만 맡다가 돌아가고 둘은 친구가 아닌 생면부지의 관계가 된다. 서로에게 배려하고 양보하려는 노력의 모습이 없다면 결과는 함께 할수 없다는 결론이다.

기성세대와 차세대 간의 성공적인 세대교체에 필요한 마음가짐인 양보와 배려의 차이는 무엇일까? 먼저 양보와 배려에 대한 정의를 생각해 보자. 양보는 다른사람의 입장을 이해하여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굽혀 그 사람의 의견을 따라주는 것이다. 배려는 여러가지로 마음을 써서 보살피고 도와주는 것이다. 기득권을 주장하는 기성세대는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주장하기 보다는 차세대 리더들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주는 입장이 되어야 한다. 차세대 리더들은 세대 차이를 이유로 대화를 단절하지 말고 좀더 마음을 열고 이해와 설득을 구해야 한다. 

양보와 배려의 자세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기득권 리더들이 욕심을 버리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욕심(欲心)의 정의는 분수에 넘치게 무엇을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 이다. 기득권 리더들이 지나치게 명예와 자리에 연연하며 버리지 못하는 욕심으로 인해 한인사회는 성장하기 보다는 몸과 마음이 병들어 퇴보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단체들이 행사를 주최할 경우 기획하고 준비하고 현장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담당하는 차세대의 역할이 갈수록 비중이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반면 차세대들은 자신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이라 자신들의 사회 생활에서도 열심히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바쁜 상황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가며 봉사하고 있다. 따라서 차세대들이 한인사회 봉사 활동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한인사회의 리더로서 성장을 할수있는 격려와 지속적인 동기부여의 피드 백이 중요하다. 

한가지 예를 들어 차세대들의 봉사를 보상하는 격려와 피드 백의 결과물로 한국 정부에서 수여하는 훈장과 포상을 추천하고 싶다. 그러나 매년 한국정부에서 수여하는 훈장과 포상의 수상자는 기득권의 기성세대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현주소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로 부터 해외 한인들에게 수여한 훈·포상을 받은 수상자들의 연령층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한인사회에선 거의 모든 훈장과 포상이 기성세대 원로급 인사들로 경제적 재력이 풍부하여 기부금과 후원금을 기증한 원로 인사 위주로 주어진다.

매년 수여하는 세계 한인의 날 훈,포상 수상자들도 대부분 기성세대들이며 차세대는 관심 밖이다. 관변단체인 민주평통이 수여하는 훈장과 대통령 의장상을 받기위해 후원금을 내는 관례가 지속되어 언론 보도를 통해 부끄러운 민낯이 밝혀지기도 했다. 또한 지역협의회 회장단이 임기중에 훈장 포상과 의장상등 서로 돌아가며 수상을 하는 관행이 지속되고,열심히 활동하는 차세대 자문위원들의 이름은 거론도 못한다. 상대적으로 가장 열심히 활동하고 봉사하는 차세대들은 재력도 약하고 기득권에서 밀려 수상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한인사회 리더들은 입으로 차세대 발굴 육성의 중요성을 외치면서 가장 열심히 활동하고 봉사하는 차세대들의 공적을 자신들의 공으로 둔갑시켜 욕심을 채우고 있다. 

30,40대의 차세대들은 귀한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며 봉사를 해도 격려와 칭찬등 돌아오는 피드 백이 없이 잔치상 뒤에 놓여진 보기 좋은 병풍 역할에 불과 할 뿐이다. 한인사회 리더들의 욕심으로 인해 한인사회는 가장 소중한 차세대 친구들을 잃게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기성세대가 집착하는 욕심에 대한 결론은 양보와 배려를 통해 욕심을 버리는 연습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최근 동남부 재향군인회 회장 선거 과정을 살펴보면 주먹구구식 행정을 통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한국으로 부터 지원금을 받는 재향군인회가 기성세대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모처럼 기성세대와 차세대 간의 경선을 통한 회장 선거가 상호 배려와 양보를 통해 참신하고 신선한 인물이 선출되어 올바른 행정을 통해 거듭나는 모습이 필요하다. 또한 동남부 지역 북앨라바마 한인회장 선거에 대한 잡음도 상대에 대한 양보와 배려를 통한 합리적이고 공정한 선거 과정이 검토 되어야 한다.

역사에서 인재 발굴에 명민하고 이에 투자해 최고 수익을 거둔 인물이 있다. 바로 중국 전국 시대 위나라의 여불위(呂不韋) 라는 인물이다. 그는 뛰어난 상술을 발휘해 큰 돈을 벌었다. 그는 평소 “곡물은 10배, 진귀한 보석은 100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투자는 천만 배의 이익이 남는 장사다”라며 인재 발굴과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춘추전국시대의 관자(管子)는 "하나를 심어서 하나를 거두는 것은 곡식이고, 하나를 심어서 열을 거두는 것은 나무이고, 하나를 심어 백을 거두는 것은 사람이다"라고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재발굴과 그 인재를 교육시키고 양성하는 것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또 미래를 살아갈 우리 후손들에게도 필요한 당면 과제이다. 사람(人)이 모든 일의 근간이자 뿌리이며 미래이다. 한인사회가 기득권의 욕심으로 치우친 획일적인 구조가 아닌 차세대에 대한 양보와 배려를 통한 상호 보완적인 사회로 성장 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