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분기 매출액이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직전 분기에 ‘사상 최다’를 기록했던 아이폰 판매량도 곤두박질쳤다.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올해 1분기(회계연도 기준 2분기) 505억6000만달러(약 58조1187억원)의 매출액과 105억2000만달러(약 12조92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6일(현지시각) 밝혔다. 주당순이익은 1.9달러, 아이폰 판매량은 5120만대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악화된 것이다. 애플은 2015년 1분기에 매출액 580억달러(약 66조6710억원), 순이익 136억달러(약 15조6332억원), 주당순이익 2.33달러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아이폰 판매량도 6110만대로, 올해보다 1000만대가량 더 많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면서 “이를 만회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CNBC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화권에서의 매출 감소가 올해 1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중국과 대만, 홍콩 등에서 애플이 기록한 매출은 124억9000만달러(약 14조3572억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 줄어든 수치다.
사실 올해 애플의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애플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 판매량이 지난해 4분기에 정점을 찍었고, 당분간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왔기 때문이다.
2014년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7450만대였다. 5102만대를 기록한 2013년 4분기보다 2300만대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의 아이폰 판매량은 7480만대로, 1년새 증가율이 0.4%에 그쳤다. 아이폰 판매량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게 된 배경이다. 이를 인정하듯 애플도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를 500억~530억달러로 예상했었다.
외신들은 미국 증권가의 전망을 인용해 “올해 하반기에 아이폰7이 출시되면 애플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당분간은 애플의 실적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오는 2분기 매출 전망치를 410억~430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미국 월가가 예상하고 있는 474억달러를 하회하는 액수다.
한편 애플은 실적과 무관하게 주주 환원 프로그램은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2000억달러 수준인 배당·자사주 매입 한도를 2500억달러로 늘릴 방침이다.[기사 : 블룸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