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코리언뉴스/편집국]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4일 쿠바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 여행을 금지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지원하는 쿠바로 달러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쿠바 아바나항에 도착한 카니발 크루즈/Carnival Cruise Homepage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쿠바로의 교육 및 문화 탐방 목적의 단체 여행과 여객선(크루즈) 및 개인 요트로 쿠바에 방문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3가지는 미국인 관광객이 쿠바를 찾는 가장 인기 있는 방법으로, 새 규정은 5일 발효된다. 다만 이미 여행을 예약한 여행자의 경우에는 예정대로 쿠바에 갈 수 있다.
미 국무부도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쿠바의 지원을 받아 베네수엘라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인도주의적 재앙을 초래했다”며 “쿠바 정권도 이 사태에 책임이 지게 될 것”고 밝혔다.이어 “쿠바의 관광 수익은 쿠바 군부의 주머니를 채우고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 정권에 자금을 제공하고 쿠바인을 억압하는 역할을 했다”고 비난했다.이번 조치를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NSC) 보좌관도 이날 트위터에 “쿠바 정권이 미국 달러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계속 취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조치에 쿠바는 즉각 반발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정치적 양보를 얻기 위해 경제를 억누르고 쿠바인들의 생활 수준을 훼손하려 한다”면서 “그들(미국)은 또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쿠바가 이처럼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쿠바 재정의 대부분을 관광 수익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여행금지령은 쿠바 경제에 연간 수천만달러 손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쿠바를 베네수엘라, 니카라과와 함께 사회주의 ‘폭정의 트로이카’로 지칭하는 트럼프 정부는 2017년 집권 이래 쿠바를 계속 압박해왔다.
쿠바로의 송금과 여행을 제한했고 지난 4월에는 1959년 피델 카스트로 정권에 자산을 빼앗긴 미국인이 이 자산으로 수익을 낸 외국기업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헬름스 버튼 법’을 발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