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코리언뉴스/편집국]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어제(2월27일) 저녁부터 정상회담에 돌입했지만 결국 아무런 합의를 내지 못한 상태에서 회담이 종료됐다.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오늘(28일) 새벽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을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은 채 떠나서 각각 숙소로 복귀했다.
이와 관련해 세러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현 시점에서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세러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두 정상이 비핵화와 경제 주도 구상을 진전시킬 다양한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양측은 미래에 만날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숙소인 하노이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과 협상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2차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된 이유를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해체하는 대가로 모든 제재를 해제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친 이번 회담을 통해서 두 나라 사이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하고 북한과 회담을 앞으로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제제 해제를 원했다며 전체 제재를 다 해제해 달라고 해서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그래서 회담장을 그냥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의 상징적 공간인 영변 핵시설과 관련해서 영변 핵시설 해체가 미국이 원하는 모든 비핵화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고 영변 핵시설 뿐 아니라 다른 핵시설들을 전부 다 포함한 더 획기적인 비핵화 조처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거기까지는 준비돼 있지 않았다면서 모든 대북 제재의 해제를 위해서는 북한이 추가적인 비핵화를 해야한다고 언급했다.지난 1년간 미국의 북핵 협상을 주도해 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영변 핵시설 외에도 굉장히 규모가 큰 핵시설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시설 폐기 제안에는 미사일도 빠져있고, 핵탄두 무기체계가 빠져 있어서 합의를 못했다는 설명이다. 핵 리스트 작성과 신고, 이런 것들을 합의하지 못했다고 폼페이오 장관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협상 결렬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북한과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그동안 북한과의 협상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던 것이 확실하다며 협상을 중단한 것은 미국이 가진 하나의 옵션이었다는 점도 나타냈다.북한이 취하는 비핵화 조처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처를 둘러싸고 두 나라 사이에는 길고 지루한 협상전이 계속해서 이어져왔다.
이 같은 교착상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과 북한이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대한 동결 혹은 폐기 등의 조처를 취하는 대가로 미국이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를 허용하고 상호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이른바 ‘Small Deal’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했다.하지만, 베트남 하노이에서 막상 뚜껑을 얼어본 결과 협상은 결렬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해체의 대가로 모든 경제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과도한 주장’을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보다는 미국이 당초 고위 실무급 접촉에서 합의가 이뤄진 영변 핵시설 외에도 다른 핵시설들에 대한 비핵화 조처를 뜻하는 ‘Big Deal’ 합의’를 시도했고, 북한이 이러한 미국측의 ‘뜻밖의 요구’에 대해 ‘모든 제제의 해제’라는 요구로 맞섰다는 설명이 지금 상황으로서는 가장 설득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지만, 미국이 북한 비핵화 조처가 마무리 되기전에 ‘모든 제재의 해제’를 요구하는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번 하노이 ‘2차 미북정상회담’은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채 끝나고 말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렬’을 직접 발표하면서도 추가 협상의 뜻을 접지 않았다는 점과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 여전히 긍정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Big Deal’을 시도했고 그것이 안되자 ‘Small Deal’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결렬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렬 후에도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자신과 김정은 위원장이 서로 좋아한다며 두 정상들 사이에 따뜻함이 있고 자신의 생각에 이것은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전문가들 분석을 뒷바침하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록 협상이 결렬됐어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인간적 신뢰를 내세워서 향후 협상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협상이 결렬됐다고 해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추가하거나 중단상태인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도 없다고 말했다.한미 연합군사훈련은 비용 문제 때문에 중단된 것이지 북한과의 관계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