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교포 이민지(20)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우승상금 27만 달러)에서 데뷔 2승째를 따냈다.
이민지는 17일 하와이 오아후의 코올리나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쓸어 담으며 8언더파 64타를 쳤다.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적어낸 이민지는 전인지(22)와 케이티 버넷(미국·이상 15언더파 273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민지는 3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치며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2라운드까지 선두였지만, 3라운드에서 2타를 잃는 바람에 6위까지 내려갔다. 선두 버넷과는 5타 차나 벌어져 있어 우승이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전반 9홀에서 2타를 줄인 이민지는 후반 신들린 샷 감각을 뽐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11번홀(파4) 버디 이후 13번홀 이글, 14번홀(이상 파5) 버디, 그리고 15번홀(파4) 버디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선두로 올라섰다. 17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성공시킨 이민지는 1타 앞선 단독선두로 경기를 끝냈다. 뒤에서 경기하던 버넷과 전인지가 18번홀(파4)을 파로 마무리하면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해 5월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데뷔 첫 승을 올렸던 이민지는 11개월 만에 2승에 성공했다.
이민지는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뒤 “한 달 전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하늘에서 도와주신 것 같다. 경기에 나가기 전에 코치가 ‘오늘 8언더파를 치면 우승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현실이 됐다. 우승보다는 즐기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