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혁신은 이제 없다.. 시장조사 따라가는 애플

Submitted byeditor on금, 03/25/2016 - 08:39

2년전 발표했던 4인치로 회귀..디자인도 아이폰5s 비슷성능은 아이폰6s 수준..가격 50만원 미만으로 낮춰판매 고전에 '싸고 성능 좋은 폰' 전략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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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하이코리언 뉴스] 애플은 신제품 발표 때마다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청바지에 검은 터틀넥을 입은 스티브 잡스가 단상에 오를 때면 사람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열광했다. 하지만 이번엔 호평보다는 악평이 많다. AP통신은 애플의 신제품 행사 직전 “애플 최신 소식: 월요일 행사에 관심이 적다”는 기사를 타전했다. 애플 특유의 혁신성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애플은 4인치 크기의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SE’를 선보였다. 애플은 아이폰6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스마트폰의 크기를 4.7인치와 5.5인치로 늘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2년 반 전에 선보였던 아이폰5s의 4인치 크기로 다시 돌아간 것이다. 크기만 돌아간 게 아니다. 전체적인 디자인과 외형도 아이폰5s와 거의 흡사하다. 늘 새로운 것을 추구했던 애플이 내놓은 신제품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디자인 측면에선 확실히 정체됐다. 다만 내부는 달라졌다. 아이폰6s에 들어갔던 A9 칩과 M9 모션 코프로세서를 탑재해 작년 9월에 나온 아이폰 6s와 같은 수준의 성능이라고 애플은 설명했다. 카메라도 1200만화소로 개선됐다. 연속 사진을 찍어 동영상과 같은 효과를 내는 ‘라이브 포토’, 근거리통신(NFC)을 이용한 애플 페이, 4K 비디오 캡처 등의 기능도 지원한다.

아이폰SE의 미덕은 그나마 가격이다. 16기가바이트(GB) 모델 기준으로 399달러에 불과하다. 우리 돈으로 약 46만2000원으로 50만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이다. 과거 아이폰 신제품이 100만원에 육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가격이다. 지금까지 아이폰이 내놓은 신제품 중에서 가장 싸다.

애플 마니아로 알려진 이찬진 포티스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격도 혁신”이라며 애플을 두둔했지만, ‘혁신적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가 더 많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번 이벤트에서 가장 신선했던 것은 그나마 구형 아이폰의 부품을 재사용하는 ‘리암(Liam)’이라는 로봇을 애플이 시연해보였다는 점”이라고 꼬집으며 “하지만 이 로봇이 아이폰을 사야겠다는 소비자의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혁신의 상징이던 애플이 이런 수모를 겪으며 제품 가격을 낮추는데 급급했던 이유는 아이폰의 판매가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지난해 4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1년 전보다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2007년 아이폰이 처음 세상에 나온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해외에서의 수요가 나빠지고 있다. 올해 아이폰 판매는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