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코리언뉴스/편집국]= 시카고 트리뷴은 어제(10일) 24년 전 시카고에서 발생한 악명 높은 살인사건의 범인이자 희생자인 43살의 앤드루 서(한국명 서승모)씨가 일리노이 주지사의 특별 사면을 고대하고 있다며 당시 사건과 사면 가능성을 집중 재조명했다.
서씨는 2살 때인 1976년 군 장교 출신 아버지와 약사였던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와 성장하던 중 11살 때 아버지를 암으로 여의고 13살 때 어머니마저 강도 살인으로 잃었다.서씨는 대학 2학년이던 1993년 누나 캐서린(당시 24살)과 공모해 누나의 동거남 로버트 오두베인을 시카고 자택 차고에서 총격 살해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현재 일리노이 주 딕슨 교도소에 수감중이다.
서씨는 트리뷴과의 옥중 인터뷰에서 "누나로부터 '오두베인이 어머니를 죽인 범인'이라는 말을 듣고 누나 지시대로 총을 쐈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거라 생각했으며, 어머니의 원수를 갚고 누나를 보호하는 길이라 여겼다"고 말했다.
트리뷴은 서씨가 유일한 혈육인 누나 캐서린에게 전적으로 의지했으며,나중에서야 캐서린이 돈 문제로 갈등을 빚던 어머니를 살해하고 거짓말을 꾸며냈을 가능성을 떠올리게 됐다고 전했다.트리뷴은 서씨를 전근대적인 가치와 아픈 가족사를 지닌 한인 이민 가정의 “마지막 희망"으로 소개하면서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도 고교 학생회장을 지내고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에 입학해 새로운 꿈을 꾸고 있었다고 전했다.
트리뷴은 서씨가 휠체어에 의존한 수감자들을 보조하면서 주 3회 교도소 내 호스피스 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등 모범수 생활을 꾸준히 해왔다고 전했다.하지만 검찰은 서씨 남매가 오두베인의 생명보험금을 목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며 "동정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씨 남매는 사건 발생 엿새 만에 체포됐으나,캐서린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하와이로 도주했다가 지명 수배돼 6개월 만에 자수했다. 캐서린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받았으며,동생과의 만남을 거부하고 있다.시카고 한인사회는 교계를 중심으로 서씨 조기 석방 운동을 전개해 1천 개의 청원 서명을 모았고 일리노이 주 사면위원회(PRB)는 오늘(11일) 시작되는 공청회에서 서씨 사례를 다룰 계획이다. PRB는 130건에 달하는 사면 청원의 관계자 증언을 듣고 심의를 거쳐 추천 대상을 브루스 라우너 주지사에게 비공개로 전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