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코리언 뉴스] 군사비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쓰는 나라는 미국이다 .
그것도 2위부터 10위까지 국가들의 모든 군사비를 다 합친 것보다 더 많다. 영원한 적국도 우방도 없이 오직 힘의 논리만 통한다는 국제사회가 미국과 미국이 아닌 나라로 나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러한 군사력 차이가 아닐까.
그런데, 이런 어마무시한 나라의 두목,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큰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이제 곧 미국에서 실시되는데, 보수정당 美 공화당에서 이번에 ‘내 눈을 바라봐’ 허경영 수준의 골 때리는 후보가 나왔다.. 그 이름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다.
트럼프의 막말, 처음에는 하도 막말을 쏟아내니 사람들이 피식 웃고 넘겼지만 개인재산 10조로 알려진 부동산 재벌 트럼프는 무서운 기세로 미국의 골수 지지층들의 간지러운 부분을 벅벅 긁어주고 사람들이 그동안 근질거리기는 하지만 차마 입밖에 내지 못하며 쉬쉬했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얘기를 거침없이 쏟아내며 세인들의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켰다.
미국은 잘 알다시피 사석이든 공식석상이든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인종이나 성차별적인 발언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천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을 모두 미국에서 추방하고 멕시코 국경에 벽을 세워야 한다!’라며 반 히스패닉 발언을 시작으로 ‘멕시코 이민자들은 강간범, 범죄자다!’, ‘무슬림들의 입국을 막아야 한다’, ‘중국은 미국을 호구로 이용하고 있다’ ‘북한 문제가 발생활 때마다 미군이 도와주는데 이는 미친 짓이다. 한국은 미국에 아무것도 주는 게 없다’ 등등 사람들이 발끈할 틈도 주지 않고 주옥같은 메가톤급 발언들을 쏟아냈고 사람들은 그저 어이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이뿐 아니라 폭스뉴스의 메긴 켈리(여성앵커)가 과거 트럼프의 여성비하 발언을 공개하자 다음 날 CNN에서 켈리를 향해 ‘그녀 눈에서 피가 나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그녀의 다른 어딘가에서도 피가 나오고 있었을 것’이라며 여성의 예민한 그 날을 들먹거렸고 트위터에다가 ‘그건 코’를 의미한 것이었다는 중학생 수준의 궁색한 해명을 내놨다. 최근에는 ‘이방카가 내 딸이 아니면 나는 그녀와 데이트했을 것이다’라는 막장드라마 대사로 사람들을 경악시켰다. 그가 출연한 TV 프로그램에 나온 모든 여성이 자신에게 추근댔으며 자신의 매력은 돈이라는 자뻑정도는 애교로 봐줄 정도니 그는 ‘노이즈 마케팅의 실전과 적용’이라는 교양 교과서를 몸으로 쓰고 있는 이슈메이커다.
처음에는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의 행보를 곤혹스럽게만 여겼지만, 그가 골수 지지층들에 통쾌, 솔직, 대리만족의 기쁨을 선사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하자 찻잔 안의 소용돌이로 끝날 줄 알았던 트럼프의 대선을 향한 행보가 점차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이제 많은 사람이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그는 누구인가?
사실 필자는 정치에는 관심이 없고 특히 미국 쪽 정치는 더욱이 잘 모르는 문외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트럼프 얘기를 꺼낸 이유는, 이슈 메이킹 정치인이 아닌 성공적인 부동산 사업가의 이야기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변호사 강용석 씨가 패러디하여 광고 제작한 ‘너, 고소’의 원조 ‘Yur’re FIRED! (너, 해고!)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어프렌티스Apprentice라는 리얼리티 TV쇼의 호스트로 10년간 대중 앞에 그의 부동산 제국 비즈니스를 PR, 대놓고 자랑, 광고해온 매우 영리한 비즈니스맨이다. 그래서 그를 잘 모르는 사람은 아래의 내용은 상당한 반전이 될지도 모르겠다.
도널드 트럼프는 올해 70의 나이에 접어든 뉴욕의 부동산 디벨로퍼*다. 그는 뉴욕 퀸즈에서 태어나 맨해튼에 있는 포담 대학에서 2년간 공부를 한 후 미국 3대 비즈니스 스쿨인 펜실베니아대의 와튼스쿨로 진학하였다. 그의 아버지 역시 부동산 재벌이었고(한국 재벌과 DNA는 비슷), 트럼프는 아버지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다. 트럼프는 아버지를 도와 쓰러져가던 1200세대짜리 아파트 단지를 탈바꿈시키면서 큰돈을 벌었는데, 이때 그는 아직 20대 초반의 대학생이었다. 그 후 그는 뉴욕에서 본격적인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고 수많은 화젯거리를 몰고 다녔던 떠오르는 샛별, 라이징 스타가 되었다.
아파트나 건물 같은 부동산을 짓는 프로젝트의 사업 책임자로 어떤 건물을 어떻게 지어서 누구한테 어떻게 팔 것인지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미리 그리고 실질적으로 그 사업을 책임지고 끌고 나가는 사람이다. 만들면 팔리던 시대를 지나온 우리나라의 경우, PF 금융(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90% 이상의 자금을 빌려서 공사를 했고 건설회사에서 직접 시행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PF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마케팅과 세일즈의 역량을 갖춘 전문 시행사 (디벨로퍼)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건설사는 대부분 공사만 하고 전문 디벨로퍼들이 실질적인 사업을 추진하는데, 일본의 경우 부동산값 폭락 이후 저성장 시기 동안 미쯔이나 미쯔비시 같은 디벨로퍼들이 크게 성장하였다.
트럼프의 딸 이방카가 너무 예뻐서 그녀는 돌연변이거나 주워왔나 싶었는데 이 사진을 보니 진짜 딸 맞는가 보다.
그의 첫 번째 성공사례는 뉴욕의 유명 관광명소이기도 한 도심 한복판의 그랜드센트럴 역(서울역과 비슷) 호텔 개발 건이다.
미국의 역사는 철도의 역사다. 애초에 미국의 신대륙 그 광활한 땅을 누비고 다닌 건 자동차가 아닌 철도였고 철도를 따라 도시가 생기고 물자와 사람이 오고 갔다. 하지만, 20세기 중반부터 자동차와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철도이용은 급속히 줄어들게 되었고, 철도회사들은 부도 직전에 내몰리면서 합병을 하거나 문을 닫게 되었다. 뉴욕의 Penn Central 철도 라인이 운영하던 그랜드센트럴역의 코모도어 호텔은 1970년대 말 심각한 재정난으로 심각한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호텔 폐쇄를 결정한다.
주인공 등장, 트럼프
하지만, 이때 우리의 주인공 트럼프가 혜성같이 등장하는데, 그는 ‘문을 닫을 바에는 내가 호텔을 인수하여 전체 레노베이션을 하고 재개장하겠다. 대신 40년간 부동산 세금을 감면해달라’며 뉴욕시를 설득하기 시작한다.
뉴욕은 부동산 세금이 부동산 임대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만큼 비싼데, 세제감면을 받기만 한다면 망가진 호텔도 수익을 되찾을 수 있겠지만, 민간기업에 대한 세제감면이란 제도는 존재하지도, 누구도 시도한 적도 없는 실체가 없는 것이었다. 트럼프는 기막힌 제안을 한다. 애초에 정부기관이 가지고 있는 건물에는 부동산 세금을 따로 매기지 않을 테니 정부가 코모도어 호텔을 철도회사로부터 인수하고 트럼프가 정부기관으로부터 수십 년간 저렴하게 임차를 하면 세금 감면과 진배없다는 것이다.
정부로서는 28살짜리 꼬마? 가 어르신들 일하시는데 찾아와서 어처구니없는 제안을 늘어놓으니 황당했겠지만, 어차피 호텔이 문을 닫으면 세금도 못 받을 텐데 호텔을 레노베이션하여 오픈한다면 공사와 호텔 운영과정에서 수천 명의 고용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모여들어 부가적인 세수창출도 가능할 것도 같아 검토를 시작한다.
봉이 김선달식의 거래를 끌어낸 트럼프
미국의 대단함은 사회 곳곳에서 논리와 상식이 통하는 데 있는 것 같다. ‘선례’가 없다는 것은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결국 해당 공무원이 독박?을 쓴다는 것인데,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고 해도 해당 공무원이 정말 특별한 이해관계 (옷을 벗더라도 평생 책임져줄 무언가?)가 있지 않은 이상 굳이 건드려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 것이 동서고금의 현실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논리는 결국 정부를 설득했고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본 적이 없는 세제감면을 처음으로 받아내는 데 성공한다.
트럼프가 이러한 봉이 김선달식 계약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부담한 돈은 호텔 매각금액인 1,200만 불의 4% (50만 불)에 불과했지만 그는 이 계약서를 들고 가서 수리비용으로 무려 7,000만 불의 대출을 받아온다. 이것만 해도 눈물겹게 대단한데 트럼프는 공사하는 동안 경제 호황을 맞이하는 로또를 맞게 된다. 하루 38불 받는 그냥 호텔이 아닌 하루 90불을 받을 수 있는 최고급 호텔로 그는 계획을 변경하고 세계 최초의 하얏트 Hyatt 호텔을 세워줄 프리츠커Pritzker를 시카고에서 데리고 온다. 참고로 프리츠커는 전 세계 하얏트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여하고 있는 가문이다.
이때 엎친 데 덮친 운으로 트럼프는 체이스 은행에서 추가 자금 3,000만 불까지 지원받게 된다. 파산 직전으로 내몰렸던 철도회사와 이로 인해 우울하기 그지없던 그랜드센트럴 역 인근 지역은 1980년 하얏트 호텔이 오픈하고, 경기가 회복하면서 활력을 되찾았고 1987년 트럼프는 그의 하얏트호텔 지분 절반을 8,500만 불에 매각하는 데 성공한다. 당시 환율로 계산한 트럼프의 지분 총 가치는 무려 1,360억 원 (당시 우리나라 잠실 주공 1단지 13평 아파트가 1300만 원 정도 했다고 하니 무려 1만 채를 살 수 있는 돈을 그는 나이 서른 중반에 하얏트 호텔 개발 한 건으로 이룩한다). 이를 시작으로 트럼프는 맨해튼의 명품거리 5th avenue의 가장 노른자위에 위치한 트럼프 타워도 개발하고 본격적인 맨해튼 부동산 재벌로 명성을 쌓기 시작한다.
니꺼,네꺼 어딨노. 다 내꺼지
사나이 인생 최대의 결정과 결심을 하고 난 전 세계 총각들이 큰마음 먹고 들리는 매장이 있다. ‘티파니’는 뭇 여성들은 흰색 리본의 푸른색 상자만 봐도 가슴이 철렁, ‘이 사람이 나한테 프러포즈하려고 하나?’ 심장이 쫄깃해 지는 마법의 브랜드다. 그런데 오드리 헵번이 열연했던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배경이 되었던 티파니의 뉴욕 명품거리 5th avenue의 56가 플래그십 매장의 바로 옆 건물에 침을 발라놓고 티파니 건물까지 넘보는 이가 있었다.
트럼프는 1940년에 10층으로 지어진 티파니 본사 건물이 증축 같은 건 생각을 안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냉콤 티파니 가게 주인 월터 호빙을 찾아가 ‘당신 건물 어차피 증축할게 아니라면 남아있는 공중권Air Right*을 나한테 파시오. 500만 불 쳐드리겠소~’라는 제안을 건넨다. 호빙은 이제 나이 30이나 됐을까 하는 트럼프가 보여주는 번쩍번쩍 77층 건물 계획과 그가 하는 얘기를 다 듣더디 그 자리에서 OK를 하고 악수까지 해버린다.
도대체 트럼프가 사람을 어떻게 구워삶았는지 아니면 호빙은 어떻게 그를 믿고 오케이 했는지 알 길은 없다. 그렇지만 알려진 바로는 그는 구두로 합의 한 후 악수만 하고 헤어졌는데 그 후 한 달간 유럽을 다녀온 사이에 뉴욕의 air right금액이 많이 올랐고 게다가 티파니 회사를 새로 인수하기로 한 인수자가 호빙에게 air right을 트럼프에게 팔지 말라고 요청했음에도 호빙은 ‘구두 약속도 약속’이라고 하며 가격도 올리지 않고 트럼프와의 약속을 지켰다. 호빙이 호구?인지 호인?인지 알 수는 없지만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일생일대의 귀인이었음은 틀림이 없다.
*공중권 Air Right
도시계획이 된 땅에는 각 필지마다 최대로 지을 수 있는 건물 크기가 미리 정해진다. 뉴욕에서는 기존 건물이 다 찾아 쓰지 않고 남아있는 권리를 공중에 남아있는 권리, 공중권이라 부르며 거래를 할 수가 있는데 인접한 건물이 이 권리를 사게 되면 자기 건물을 지을 때 그만큼 더 크게 지을 수가 있다.
아, 그래서 부동산 사업하는 사람을 다시, 뭐라 부른다고?
부동산 디벨로퍼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무에서 유를 그려내는 비전을 제시하는 비저네어Visionaire이면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문제들 (건축적인 문제, 자금적인 문제, 민원, 건축허가 등등)에 대해 그때그때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문제 해결자이다. 또한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수많은 참여자들이 목적된 방향으로 잘 움직일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이기도 하다.
돛만 내리면 배가 쑹쑹 나가던 시기에는 노를 젓는 사람이 필요 없었지만, 바람이 잦아지면 노를 젓는 기술이 중요해지듯 팬스 치고 분양사무소만 차려도 분양이 수월하게 되는 시기가 아니라면 실력 있는 디벨로퍼들이 각개전투를 하며 스스로 가치를 창출해나가야 한다. 트럼프는 지난 반백 년에 걸쳐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부동산 시장인 뉴욕에서 산전수전 겪으며 수많은 실패와 성공을 겪어온 베테랑 비즈니스맨이다. 그는 이미 베스트셀러 책을 여럿 출판하였고, ‘트럼프 대학 The Trump Entrepreneneur Initiative’이라는 온라인 교육기관도 운영한다.
그동안 어프렌티스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인을 자처하며 그는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디벨로퍼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통해 그가 일관되게 진행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트럼프의 브랜드화다.
맨하탄 명품거리 한복판에 위치한 트럼프 타워의 로비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온 군데 붙여놓은 금딱지다. 실제 금인지 아닌지는 안 깨물어봐서 모르겠지만ㅎㅎ, 온통 금빛 찬란한 장식에 전면에는 3층 높이의 폭포가 금빛으로 시원하게 쏟아 떨어진다. 이 건물에 들어오는 사람의 절반은 관광객인 듯한데 이들은 1층 로비의 트럼프 상점을 지나가야 한다. 거기에는 트럼프 와이셔츠, 트럼프 넥타이, 트럼프 지갑, 트럼프 양말을 판매하고 있으며 온통 트럼프 마크로 도배가 되어 있다.
필자가 근무했던 회사가 마침 트럼프의 딸 이방카 트럼프와 비즈니스를 했기 때문에 미팅도 하고 트럼프 쪽에서 물품 협찬도 받았다. 대표적인 상품은 트럼프 생수와 트럼프 샴페인이었다. 고급 주택을 임대하거나 판매하는 트럼프 회사에 방문하면 먼저 목을 축이라고 트럼프 생수가 나오고, 오픈 하우스 파티를 하게 되면 트럼프 샴페인을 꺼내오는 식이다. 여기서 발전하여 트럼프 호텔에서 쓰는 샴푸, 비누 같은 어메니티들이 나왔고, 향수와 화장품까지 포함하면 그 종류는 실로 다양하다.
트럼프가 구축해놓은 브랜드의 종류도 실로 다양하지만, 그 상품의 다양성에서는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를 통해 트럼프가 구축하려고 하는 것은 강력한 ‘브랜드’다. 트럼프라는 이름으로 호텔과 리조트, 골프장 등이 전 세계에서 건설되고 있으며, 그는 부동산 실물 자산의 가치를 드높이는 전략으로 브랜드를 사용한다. 온통 금딱지로 마인드셋 된 고급진 트럼프라는 이미지는 실생활 곳곳에서 T.R.U.M.P라는 스펠링을 까먹지 않도록 데일리 라이프에서 끊임없이 반복하며 되뇌어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게 해준다.
남의 나라 얘기인 것 같은가? 여의도에 있는 트럼프월드는 간판 사용료로 60억을 지불했다. 지금 얘기하고 있는 TRUMP는 성, 가족 이름이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이후에는 그의 자녀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이방카 트럼프, 에릭 트럼프가 돌아가면서 트럼프 왕국을 이어나갈 것이다.
트럼프 왕국의 번영을 위해 다산의 여인을 자처한 이방카 트럼프는 곧 셋째를 낳는다.
이미 미국 전역에는 트럼프가 손을 안 댄 곳이 없는데 이는 그가 그동안 어프렌티스 방송을 통해 자신의 부동산 제국을 미국 전역에 충분히 알려온 덕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좌판을 전국에 다 깔아버린 트럼프는 이제 세계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고 이미 진출한 영국, 두바이, 캐나다, 필리핀, 한국을 넘어 전 세계로 제국을 넓히기 위해서는 일일이 나라 나라마다 TV와 신문에 광고를 뿌려대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번 대선을 통해서 그의 브랜드를 미국 전역을 넘어 전 세계에 알알이 알리는 데 성공했다. 이제 그는 공화당 경선에서 패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실리적으로는 차고 넘치는 것을 얻었고, 그는 자녀들에게 아프리카 콩고에서도 알아봐 주는 자랑스러운 가문의 이름을 남겨줄 수 있게 됐다. 상속세도 한 푼 안내는 이보다 확실한 유산이 어디 있을까? 그의 존재감을 단순히 알리려고만 했다면 그는 TV 앞에 나와 빤스만 입고 춤을 추든 불쇼를 하든 ‘날좀 보소’ 전략을 써야 했을 텐데… 그는 스마트하게 막말 행보로 모든 스폿라이트를 집중시키는… 상대적으로 점잖은 전략을 구사한 것은 아닐까?
지난 수십 년간의 행보를 봤을 때 트럼프는 우리가 대충 웃고 무시할 수 있는 실없는 아저씨도 멍청한 사람도 아니다. 무서울 만큼 똑똑하고 창의적이다. 그런 사람이 하는 행동이 전혀 상반된 양상을 보인다면 트럼프의 막말 이면에 감춰놓은 진의가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듯하다. 짜파구리 맛 뉴욕에서 50년 동안 산전수전 다 겪은 그의 내공을 얕보진 말자. 그가 낙선한다면 사람들이 ‘You’re fired! (넌 이제 끝이야)’라고 얘기하겠지만, 그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이렇게 얘기할 것이다.
‘No, I’m on fire! (아니, 난 이제 시작이야. 불 붙었어!)’ ... 기사출처 : 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