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코리언뉴스]편집국=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파리 기후협정 비준을 놓고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예상대로 의견이 달랐다. 특히 회의내내 마이웨이 행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나머지 G6 정상들의 힘겨운 대결이었던 것으로 평가됐다.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G7은 어제(27일) 이탈리아 시실리에서 가졌던 이틀 일정의 정상회담을 마무리지었지만 교역과 기후협약을 둘러싸고 미국과 6개국간 팽팽한 이견을 확인하는데 그쳤다.
특히 G7 회의 참석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을 '매우 나쁘다'고 비난하면서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상황이 될뻔했다. 트럼프는 독일의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를 비판하면서 독일 제조업체들을 싸잡아 비난했다.트럼프는 보호주의를 고집했다. 기후변화 협약에 대해선 이전보다 부드러워진듯했지만 이를 온전히 따르기는 곤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독일계인 트럼프는 독일을 싸잡아 비난한 것이 아니라 독일의 수출을 비난했을 뿐이다. 콘은 "대통령이 독일과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기후변화 협약 이행도 불발됐다. G7 회의에 앞서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의장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전세계 거의 모든 국가들이 합의한 파리 기후변화협정은 온전히 이행돼야 한다고 밝혔지만 콘 NEC 위원장은 그럴 경우 미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미친다며 받아들일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조업과 일자리를 되찾는 한편 친환경적일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규제가 강제돼서는 안된다고 본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의 강경입장은 다소 완화된 측면은 있다. 트럼프는 회의에서 파리 협정을 준수할지 아니면 대선 공약대로 탈퇴할지를 좀 더 시간을 갖고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폐막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파리기후협정에 남아있을지 잘 모르겠다"며 "6명이 1명을 상대로 싸우는 형국"이라고 했다.폐막성명은 합의한 내용이 별로 없어 지난해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6쪽이 전부였다. 꼭 1년 전인 지난해 5월 25~26일 일본 이세시마에서 열렸던 G7 정상회의에서 32쪽짜리 폐막성명이 나왔던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7개국 정상은 기후변화협약 준수부터 보호주의 배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칙들을 확인하고 32쪽짜리 폐막성명에 테러리즘, 세계 보건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6개 부록도 곁들인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여전히 안개 속이어서 정상회의 전에 실무진 간 이견 조정이 불가능했던 탓이다.
이른바 '셸파'라고 부르는 실무진이 정상회담 전 회의 의제와 이견 조정을 마무리짓고, 정상들은 문구 수정에 나서는게 관례지만 이번에는 미국측 셸파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G7 정상회의가 아무런 성과없이 끝난 가운데 여전히 '배우는' 트럼프가 7월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관심거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