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배려"
돈이 들지 않고서도 이웃에게 줄 수 있는 소중한 것이 있을까요? 여러가지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은 바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배려와 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나를 향해서 "Good Morning!, Hi!, Thank you!" 와 같이 밝게 눈웃음으로 인사하는 사람들이 저를 이 사회에 대해서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해 주었습니다.
따스한 배려는 남을 생각해 주는 마음입니다. 따스한 배려하니 이곳 플로리다 올랜도에 와서 본 아름다운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오크 나무 밑에서 한 알 한 알 도토리 알을 주어 바구니에 담는 이가 있습니다. 길바닥에 떨어져 있는 수많은 도토리 알을 보면서 그의 손길은 바빠지고 그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무엇을 위해 도토리 알을 줍는지 지나가는 사람들도 모르고, 또한 그 모습을 지켜보는 다람쥐도 모릅니다. 다람쥐가 볼 때는 자기 양식을 빼앗아 간다고 화를 낼 만도 한데 화를 내기보다는 넉넉한 마음으로 그 자리를 살짝 비켜줍니다. 도토리를 줍는 사람 또한 자리를 비켜 준 다람쥐가 고마운지 다람쥐를 위해 도토리 알을 남겨 놓고 떠나갑니다. 손님이 왔다 간 자리를 찾아 간 다람쥐는 남겨 놓은 도토리 알을 보며 너무나 행복한 웃음을 짓습니다. 그리고 다짐합니다. "다음에 또 오면 편안한 마음으로 주우라고 자리를 또 비켜 주어야지" 하는 착한 마음을 표현이라도 하듯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자기 집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도토리를 줍는 이는 다람쥐가 고마운지 다람쥐에게 줄 맛있는 과자를 가지고 와서 다람쥐에게 줍니다. 다람쥐는 도망가지 않고 과자를 준비해 온 손님이 너무나 고마운지 손님에게 다가가 마치 "고맙습니다."라는 마음을 표현이라도 하듯 고개를 한번 흔들며 과자를 받아먹습니다. 다람쥐를 찾아 온 손님은 다람쥐에게 말을 건넵니다. "잘 있었니?" "많이 먹으렴" 하면서 다람쥐와 이야기를 합니다. 다람쥐는 손님이 하는 말을 아는 듯 눈을 깜빡 깜빡 하면서 소리를 냅니다. 손님 또한 다람쥐의 반응에 너무나 신기한 듯 다람쥐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도토리 알을 줍습니다.
어느덧 도토리를 주우러 갔던 사람은 다람쥐와 친구가 되었나 봅니다. 다람쥐와 함께 옆에서 나란히 사이 좋게 도토리를 줍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도토리가 없으면 이 다람쥐 친구는 도토리가 많이 있는 곳으로 손님을 안내 합니다. 둘 이는 아주 친한 사이가 되었나 봅니다.
다람쥐의 따스한 배려로 도토리를 주운 이는 껍질을 까고 갈아서 물을 빼고 불에 끓입니다. 불에 끓일 때 솥에 붙지 않게 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저어야 하는 애씀이 있습니다. 힘이 많이 들어 쉽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수고와 애씀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기쁨으로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우리가 좋아하고 도토리묵이라는 것입니다. 맛있는 양념으로 무친 도토리묵이 드디어 식탁 위에 올라왔습니다. 그렇게 정성 드려 만든 도토리묵은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수고와 애씀이 동반됩니다. 도토리가 도토리로만 있을 때는 다람쥐 만의 식량이 되고 아니면 사람들의 발에 밟히는 것이 되지만 도토리묵이 되어 식탁에 올라 올 때는 맛있는 음식이 되어 사람들에게 양식이 됩니다. 그런 것처럼 우리 주변에는 조그마한 정성이라도 쏟으면 귀중한 것으로 바뀌어 의미 있게 우리에게 다가오는 일들이 참으로 많이 있습니다.
행복은 다른 사람의 배려 속에서 느낄 수 있고, 따뜻한 말 한마디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로 인하여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또한 행복합니다. 다람쥐의 따스한 배려 때문에 도토리를 줍는 이의 마음이 행복했고, 도토리를 줍는 이의 감사의 표현 때문에 다람쥐는 행복했을 것입니다. 도토리묵을 만든 이는 도토리를 가지고 묵을 쑤어 사람들에게 대접함으로 행복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맛있는 도토리묵을 먹을 수 있어 우리는 행복합니다. 그렇습니다.
서로를 배려해 주는 마음, 서로를 생각해 주는 따스한 관심과 사랑,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행복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