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베서 천국 찾는 한국어 가이드 신부
[탬파=하이코리언뉴스]플로리다 탬파한인성당에서 지난 2007년부터 2011년 7월까지 신부로 재직했던 염동규(53세/세례명 도미니꼬)신부의 기사가 한국의 많은 메이저 일간지에 소개 됐다. 이에 기자는 염 신부 재직시 본보가 취재한 인터뷰(본보 인터넷신문에서 볼수 있음/2010년9월8일자) 기사를 다시 한번 읽으면서 "이웃사랑은 나눔에서 시작됩니다"라고 말하는 염 신부의 헌신적인 사랑과 성도들의 영혼구원을 위해 힘쓰고 있는 그를 한해를 마감하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그는 부임 후 교회의 많은 발전과 성장 그리고 화합을 이루었으며 갈수록 사랑의 나눔이 인색해져 가는 이곳 한인사회와 불우한 이웃들에게 '사랑의 베품'을 몸소 실천하며 '청빈'의 삶을 보여준 주인공이었다.
"죽을 때까지 불우한 이웃을 도우며 살겠다"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염동규 신부는 19세기 최고의 교육자로 칭송 받는 돈보스코 성인의 저서를 읽으면서 '베푸는 삶'의 행복을 맛보고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이에 본보는 한국 연합뉴스에 보도된 염동규신부의 기사를 전면 게재한다.
카타콤베서 천국 찾는 한국어 가이드 신부
염동규 신부 "삶 속에서 천국의 맛 찾아야"
"초기 기독교인들이 모진 박해에도 웃으면서 죽을 수 있었던 것은 영원한 삶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홍어도 맛을 들여야 맛있듯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천국의 맛'을 들여야 합니다."
살레시오 수도회의 염동규(53) 신부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컴컴한 지하 묘지에 들어간다.
염 신부는 로마의 지하 동굴묘지 '성 갈리스도' 카타콤베를 관리하는 살레시오 수도회 본부의 요청에 따라 올 8월부터 성 갈리스도 카타콤베에서 한국어 전담 가이드를 하고 있다. 5년 전 한국인 수사 한 명이 6개월간 이곳에서 한국 관광객을 위해 가이드를 한 적이 있지만 신부가 가이드를 하는 것은 염 신부가 처음이다. 22일(현지시간) 기자와 만난 염 신부는 "하루에 보통 7-8회 정도 지하 무덤에 들어간다" 면서 "처음에는 무덤에 와서 뭐하나 했는데 한국 관광객들이 한국어 가이드를 기대 안 했다가 저를 보고 반가워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카타콤베를 찾는 이들은 개신교, 가톨릭 신자가 대부분이지만 일반 배낭 여행객도 전체 방문자 중 20%나 된다. 지하 동굴묘지 '카타콤베(Catacombe)'는 그리스어 '코이메테리온'(Koimeterion)에서 나온 말로, '안식처'를 뜻한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로마의 박해를 피해 빛도 들지 않는 카타콤베에 숨어 예배를 드렸다. 로마에는 현재 51개의 카타콤베가 있으며 이 중 아피아 가도에 있는 성 갈리스도 카타콤베의 규모가 가장 크다. 성 갈리스도 카타콤베 지하 동굴의 길이는 총 20km에 이른다.
성 갈리스도 카타콤베에는 물고기, 닻, 올리브 잎을 문 비둘기 등 기독교를 상징하는 표식이 곳곳에 새겨져 있으며, 로마 장군의 딸이었지만 기독교로 개종,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성녀 체칠리아의 석상이 전시돼 있다. 한 묘비에는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먼저 가십시오. 곧 따라가겠습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염 신부는 "무덤에 그려진 벽화와 묘비를 보면 당시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엿볼 수 있다"면서 "초기 기독교인들은 죽은 사람이 죽었다기보다는 잠자고 있다고 생각했으며 천국과 영원한 삶을 소망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염 신부는 "레슬링 경기, 검투사 싸움 등이 싫증이 난 로마 황제는 원형 경기장에 장작을 쌓아놓고 사람(기독교인)들을 태워죽이고, 사자를 풀어 잡아먹게 했다"면서 황제는 사람들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고 말했다. "기독교인들은 서로 먼저 죽겠다고 하는가 하면 자신을 죽이는 사람을 용서하기까지 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자기희생을 통해 믿음을 보여주면서 로마가 변하게 됩니다." 살레시오 수도회에 1977년 입회한 염 신부는 1992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살레시오 청소년 회관 관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