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사모의 "시냇물 소리 (8)" 그리운 나의 고향

Submitted byeditor on화, 02/09/2016 - 18:54

이경숙 사모의 "그리운 나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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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 사모

[하이코리언 뉴스]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 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한국 고유의 명절인 설날입니다. 
설날 하면 여러분들은 어떤 추억이 있나요?
저마다 많은 추억들이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저 또한 많은 추억이 떠 오릅니다.
예쁜 한복을 입고 이곳 저곳을 다니며 어른들께 세배 드리고 세배 돈 받던 날,
설날이 되면 집집마다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느라 온 동네가 들썩이던 날,
설날이 되면 어머니가 장에 가셔서 예쁜 옷을 장만해 주던 날,
설날이 되면 집집마다 도,개,걸,윷,모 환호성이 울려 퍼지던 날,
이 날은 최고의 날이기에 하루속히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설날이 되면 고향을 향해 많은 사람들이 달려갑니다. 
고향은 따스한 엄마의 품처럼 고향을 찾아 오는 이마다 반가이 두 팔 벌려 맞아줍니다. 어머니의 숨결과 어릴 적 같이 놀던 친구들의 싱그러운 웃음소리가 반기는 그곳을 향하는 길이기에 고향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렙니다.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우리는 비록 고향에는 갈 수 없지만 한국 고유의 명절인 설을 함께 보내면서 맛있는 떡국도 먹고 신나는 윷놀이를 하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한번은 신문에서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탈북한 청년인데 얼마나 고향이 그리운지 한 밤중에도 벌떡 일어나 엉엉 울 때가 많다는 겁니다. 어찌 보면 참 이상합니다. 거기서 살기가 너무 힘들어 목숨 걸고 탈출했는데, 여전히 그곳을 그토록 그리워하다니! 이게 바로 인간의 심성에 아로새겨진 귀소본능일 겁니다.
여러분들은 고향이 그리워서 울어본 적은 없는지요? 저는 얼마 전 한 분을 만났습니다. 설 명절을 맞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그 분은 고향에 대한 추억을 한참 동안 말씀하시는 가운데 어느덧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고향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묻어 나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는 가운데 저 또한 어렸을 적 함께 친구들과 뛰어 놀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면서 저 또한 눈시울이 뜨거워 졌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또한 미국에 살고 있지만 만나서 하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한국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고국 소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때면 고향에 대한 그리움들이 많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고향을 그리워합니다. 고향의 그리움 하면 생각나는 물고기가 있습니다. 연어입니다. 연어는 알을 낳을 때가 되면 죽을 고생을 다하면서까지도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서 알을 낳는다고 합니다. 저는 어릴 적에 어떻게 그 물고기가 자기가 태어난 곳을 알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그것은 연어가 배워서도 아니고 경험을 통해서도 아니라 창조주가 연어가 태어날 때 그 속에 귀소본능을 넣어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가 태어난 곳을 잊지 아니하고 그곳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인 우리는 어떨까요? 우리도 고향을 그렇게 그리워하는 까닭이 어디에 있을까요? 

연어가 본능적으로 고향을 향해 달려 가듯이 인간 또한 고향을 그리워합니다. 그런데 성경은 이 땅의 고향도 있지만, 그보다 '더 좋은 고향'이 따로 있다는 것을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더 좋은 고향은 본향을 말하는 것이고 그 본향은 하늘에 있는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사람에게는 땅 위의 고향도 있지만 동시에 하늘 위의 고향도 있다는 것입니다. 땅 위의 고향은 육신의 고향이고, 하늘의 고향은 영혼의 고향입니다. 우리의 영혼이 돌아갈 고향이 있기에 오늘도 행복합니다. 누군가가 고향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가는 길이 두려움의 발걸음이 아니라 기쁨의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영혼의 고향은 절대 잊어버리거나 저버릴 곳이 아니라 결국은 다시 찾고 돌아가야 할 곳입니다.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시는 주님과 그리운 부모님과 형제자매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따라 밤 하늘의 별빛은 마치 고향을 가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을 위로라도 하듯이 유난히도 반짝거리고 있네요. 지금 우리는 비록 고향의 땅을 밟을 수는 없지만 한국 고유의 명절인 설날에 고향의 포근한 사랑과 훈훈한 정을 내 옆에 있는 사랑하는 동포들과 함께 나누는 설명절기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들을 향하여 이렇게 말해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보고 싶은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