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하이코리언뉴스] 장마리아 기자 = 미국 아파트 임대업자들이 저금리 시대에 대거 빌렸던 부채의 만기가 본격적으로 돌아오면서 향후 10년간 1조8천억 달러가 넘는 대출을 상환하거나 재융자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6일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하면서 차환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목표금리를 "3.75~4.00%"로 조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아파트 임대업자들이 향후 10년간 만기를 맞는 다가구주택 관련 부채는 1조8천억 달러 이상이다. 이 가운데 2026~2028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만 약 7,570억 달러에 달한다. 2026년에만 약 3,000억 달러, 2027년에는 약 2,230억 달러의 대출이 만기를 맞을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상당수 대출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초저금리 환경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2020~2021년에는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가 3% 안팎까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다가구주택을 매입했다. 하지만 현재 차입 비용은 당시보다 크게 높아져 기존 대출을 만기 연장하거나 새로운 대출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이자 부담이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최근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연준이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부동산 소유주들의 차환 여건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부실 징후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모건스탠리 자료에 따르면 상업용 주택저당증권(CMBS)에 포함된 다가구주택 대출 연체율은 2023년 10월 1%에서 올해 7.1%로 상승했다. 주요 상업용 부동산 유형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아파트 가격 역시 고금리와 공급 증가의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팬데믹 기간 신규 아파트 건설이 집중됐던 피닉스, 애틀랜타, 오스틴 등 선벨트 지역에서는 공급 과잉으로 임대료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건물주들의 수익성에도 압박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은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고 임대료가 다시 오를 것을 기대하면서 대출 만기를 연장하거나 상환 일정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늦춰왔다.
하지만 대출 만기가 본격적으로 돌아오면서 일부 금융기관들은 과거보다 대출 회수와 재융자 조건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일부 임대업자들은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대출 조건을 재조정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채무불이행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파트 임대업계의 자금난은 건물주들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대출 상환과 높아진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일부 건물주들이 임대료나 각종 수수료를 인상하거나, 건물 수리와 관리 비용을 줄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급이 많은 지역에서는 임대료 상승이 제한되면서 건물주들이 비용 부담을 세입자에게 충분히 전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결국 향후 미국 아파트 시장의 핵심 변수는 높은 금리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임대료와 아파트 가치가 얼마나 회복되는지, 그리고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을 임대업자와 금융기관이 얼마나 원활하게 재융자할 수 있는지가 될 전망이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는 2026년 상업용 및 다가구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상당한 규모의 대출 만기가 예정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26년 전체 상업용 모기지 가운데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는 약 8,750억 달러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