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 하이코리언뉴스] 김태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및 국가안보 심사를 강화하면서 외국인 비자 취소 규모가 17만5천 건을 넘어섰다.

미 국무부는 10일 발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들어 범죄 행위, 비자 조건 위반, 사기, 미국인에 대한 폭력 선동, 국가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외국인 비자 17만5천 건 이상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국무부에 따르면 비자 취소의 상당수는 법 집행기관과의 접촉에서 비롯됐다. 주요 사유로는 폭행, 음주운전, 절도, 마약 관련 범죄가 꼽혔으며, 난폭운전과 성폭력, 아동학대, 사기, 횡령 등의 사례도 포함됐다.
국무부는 중범죄 혐의와 관련된 일부 사례도 공개했다. 여기에는 강간, 성폭행, 납치, 인신매매, 미성년자 성착취 등 중대한 범죄 혐의를 받은 외국인들이 포함됐다. 다만 비자 취소 사례에는 범죄 유죄 판결뿐 아니라 법 집행기관과의 접촉이나 비자 자격 관련 문제가 포함될 수 있어, 비자가 취소됐다는 사실만으로 범죄가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출산 관광’에 대한 단속도 강화됐다. 국무부는 북아프리카의 한 미국 공관에서 미국에서 출산해 자녀에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게 할 목적으로 입국하려 한 것으로 판단된 사례와 관련해 100건 이상의 비자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사기와 이민제도 악용도 주요 단속 대상이다. 국무부는 허위 의료서비스를 이용해 수백만 달러 규모의 메디케이드 사기에 관여한 혐의를 받은 외국인과, 허위 재무자료와 조작된 매출 정보를 이용해 미국 비자를 부정하게 취득한 외국인의 사례를 제시했다.
정치적 발언과 관련된 비자 취소 사례도 포함됐다. 국무부는 보수 정치운동가 찰리 커크의 사망을 축하하거나 폭력을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일부 외국인의 비자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비자 심사에서 개인의 온라인 활동과 공개 발언에 대한 검토를 강화해 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 국무부는 올해부터 비자 신청자의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활동에 대한 심사를 확대해 왔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비자 취소와 별도로 외교·국가안보상의 이유로 일부 외국인의 추방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국무부가 제시한 사례에는 쿠바 정부의 영향력 공작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쿠바 국적자, 이란 정권과 연관된 이란 국적자, 아동 성범죄 전력이 있는 라오스 국적자 등이 포함됐다.
국무부는 비자가 발급된 이후에도 심사가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새로운 범죄 행위나 이민법 위반, 국가안보와 관련된 정보가 확인될 경우 비자를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무부는 “미국 비자는 특권이지 권리가 아니다”라며 미국인의 안전과 국가안보를 위협하거나 이민제도를 악용하는 외국인을 지속적으로 찾아내 비자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합법적 입국과 체류자에 대해서도 비자 발급 이후 지속적인 신원·신분 검증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범죄 전력이나 비자 조건 위반뿐 아니라 사기, 출산 관광, 국가안보 위협 등으로 심사 범위를 넓히면서 외국인의 미국 입국 및 체류 관리가 한층 엄격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