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출생시민권 제한 재추진 "법정 공방" 예고

Submitted byeditor on월, 08/10/2026 - 09:31

[워싱턴 = 하이코리언뉴스] 장마리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는 "출생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을 다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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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목요일 이민 정책과 관련한 행정조치 2건에 서명했다고 밝히면서,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 가운데 시민권을 받을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과 미국에서 출산하기 위해 입국하는 이른바 ‘원정출산(birth tourism)’을 차단하는 내용을 각각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첫 번째 행정명령의 내용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했다가 연방대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기존 행정명령보다 범위가 좁아졌다. 새 행정명령은 특히 외국 대사관이나 외국 기관과 연계된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 미국의 ‘적국’으로 간주되는 사람들과 관련된 경우, 또는 부모가 시민권을 얻기 위해 사기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등을 대상으로 출생시민권 제한을 추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두 번째 행정명령은 이른바 *출산 관광(birth tourism)*을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에서 출산할 목적으로 방문 비자를 신청하는 외국인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새로운 조치가 헌법에 부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에서 승소할 것으로 생각했다. 불행히도 매우 부당한 판결이 나왔다”며 “그로 인해 우리나라가 피해를 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이를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출생시민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에서 핵심적인 반이민 정책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은 출생시민권 제도가 미국을 이민자들에게 매력적인 국가로 만들고 있으며, 미국 시민권은 미국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민단체와 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미국 헌법이 출생시민권을 명확하게 보장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또한 출생시민권은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국가의 미래에 동등한 이해관계를 갖게 하는 중요한 제도라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2025년 1월 20일에도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명령은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라도 부모가 불법 체류자이거나 미국에 일시적으로 체류하는 경우 자동으로 시민권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이민단체와 여러 주 정부 등이 소송을 제기했고, 하급심 법원들은 행정명령의 시행을 잇따라 막았다.출생시민권 제한을 둘러싼 법적 공방은 결국 연방대법원으로 넘어갔다. 대법원은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행정명령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 헌법 수정헌법 제14조는 남북전쟁 이후 채택됐으며,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시민권을 보장하는 근거로 해석돼 왔다. 다만 외교관 자녀 등 극히 제한적인 예외가 인정된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시도 역시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ACLU 이민자권리프로젝트의 코디 워프시 부국장은 “대법원은 이미 이 문제에 대해 판단했다”며 “출생시민권은 헌법에 의해 보장된다. 새로운 행정명령으로 헌법의 의미를 바꿀 수는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서 출산해 자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려는 목적으로 입국하는 이른바 ‘원정출산’ 문제도 주요 단속 대상으로 삼고 있다.

다만 이민정책연구소(Migration Policy Institute)는 미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 출산 목적으로 미국에 입국하려는 경우 이미 비자 발급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으며, 과거 행정부들도 이른바 ‘출산 관광’ 조직을 단속하거나 기소해 왔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에서 ‘원정출산’으로 분류될 수 있는 출산이 정확히 몇 건인지를 보여주는 공식 통계는 없다. 다만 이민정책연구소는 연간 약 350만 건에 달하는 미국 내 출생 가운데 약 2만6,000건 정도가 출산 관광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시민권 취득 요건과 이민 정책 전반을 다시 강화하려는 움직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그러나 행정명령만으로 헌법과 기존 시민권 관련 법률의 해석을 변경할 수 있는지를 놓고 또다시 법적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출생시민권을 둘러싼 기존 소송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제한 조치를 내놓으면서, 이민단체와 주 정부 등이 추가 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조치가 실제 시행될 수 있을지는 향후 연방법원의 판단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