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 하이코리언뉴스] 장마리아 기자 = 미 연방대법원이 범죄 전력이 있거나 특정 형사사건에 연루된 영주권자의 재입국 심사와 관련해 연방정부의 권한을 확대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일부 영주권자는 해외여행 후 미국 입국 과정에서 이전보다 강화된 심사를 받을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연방대법원은 지난 23일 ‘Blanche v. Lau’ 사건에서 보수 성향 대법관 6명,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의 의견으로 연방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사건은 중국 국적의 미국 영주권자 묵 초이 라우(Muk Choi Lau)가 2012년 중국 방문 후 뉴욕 JFK국제공항으로 귀국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당시 국토안보부는 라우가 뉴저지주 상표 위조 사건에 연루된 사실을 근거로 그를 일반 영주권자가 아닌 ’입국 신청자(Applicant for Admission)’로 분류해 패롤(Parole) 신분으로 미국에 입국시켰다. 이후 라우가 해당 사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자 정부는 추방 절차를 시작했고, 라우는 정부가 자신을 입국 신청자로 분류하려면 범죄 사실을 ’명백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Clear and Convincing Evidence)’로 먼저 입증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수 의견을 작성한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이민법은 국경 심사 단계에서 정부가 그러한 높은 수준의 입증을 먼저 요구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국경 당국은 영주권자가 도덕적 비행이 수반된 범죄(Crime Involving Moral Turpitude·CIMT)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을 경우 우선 입국 신청자로 분류해 심사를 진행할 수 있으며, 이후 추방 재판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관련 사실을 입증하면 된다는 법적 기준이 확인됐다.
다만 이번 판결이 모든 영주권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법률 전문가들은 “범죄 전력이 없는 일반 영주권자는 이번 판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또한 단순 체포만으로 입국이 거부되는 것은 아니며, 모든 범죄가 추방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다.
이번 판결은 주로 절도, 사기, 위조 등 이민법상 CIMT로 분류되는 범죄나 이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되는 사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반적인 음주운전(DUI)처럼 통상 CIMT에 해당하지 않는 범죄는 직접적인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해석이다.
반대 의견을 낸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이번 판결이 국경 당국에 지나치게 광범위한 재량권을 부여해 영주권자의 법적 안정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민 전문가들은 범죄 전력이나 진행 중인 형사사건이 있는 영주권자의 경우 해외여행 전 반드시 자신의 사건이 이민법상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절도, 사기, 위조 등 도덕적 비행 범죄(CIMT)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 사건은 귀국 과정에서 2차 심사나 입국 지연, 추방 절차로 이어질 수 있어 여행 전 이민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