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하이코리언뉴스] 장마리아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17억달러 규모의 "반 무기화 기금(Anti-Weaponization Fund)"을 조성해,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법무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보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기금 조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세금기록 유출과 관련해 국세청(IRS)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종결하는 합의의 일환으로 발표됐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은 성명을 통해 “법률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고 구제를 요청할 수 있는 합법적 절차”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정부 감시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이번 조치가 대통령 측근과 지지자들에게 세금을 통해 사실상 보상금을 지급하는 전례 없는 방식이라며, 정치적 박해를 주장하는 근거 없는 청구가 잇따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측 변호인단은 이날 플로리다 연방법원에 소송 취하 서류를 제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세금기록 유출로 인해 평판과 사업 이미지에 심각한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소송에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도 원고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재집권 이후 측근과 지지층에 대한 보상 기조를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첫날인 지난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 지지자들에 대한 사면 및 감형 조치를 단행했으며, 이후 법무부는 ‘트럼프-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연루됐던 지지자들에 대한 보상도 승인했다.
민주당은 이번 기금을 사실상 ‘정치 보복용 자금’으로 규정했다.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제이미 래스킨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미 재무부의 세금을 빼내 트럼프 법무부가 자신의 정치적 동조자들에게 나눠주기 위한 거대한 비자금 창구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현재 이 기금의 구체적인 수혜 대상은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법무부 무기화’ 프레임이 제도화되는 성격을 띠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자신이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 기밀문서 반출 의혹 등으로 기소된 것을 대표적 사례로 언급해 왔다.
반면 메릭 갈런드 전 법무장관은 재임 기간 내내 법무부의 정치적 수사 의혹을 부인하며, 모든 결정은 사실과 증거, 법률에 근거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 법무부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취급 문제도 조사했고,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해서는 세금 및 총기 관련 사건으로 별도 기소를 진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은 과거 국세청 외주 인력이었던 찰스 에드워드 리틀존이 트럼프와 다른 고액 자산가들의 세금 정보를 언론에 유출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리틀존은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트럼프 관련 세금자료를 두 개 언론사에 넘긴 혐의로 기소됐고, 2024년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입성 첫해 연방소득세로 750달러만 납부했고, 일부 연도에는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아 큰 파장을 불러왔다. 트럼프 측은 해당 유출이 명예 훼손과 재정적 피해, 대중적 이미지 실추를 초래했다고 주장해 왔다.
한편 이번 합의가 사법적 심사를 받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법적 대응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 의회 의원 93명은 이미 관련 이의를 제기하는 의견서를 제출했으며, 여러 윤리 감시단체들도 대통령의 소송과 합의 절차가 적절했는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민주 성향 시민단체 ‘데모크러시 포워드’의 스카이 페리먼 대표는 “이번 사건은 처음부터 가짜 소송이었고, 결국 대통령이 납세자의 돈에 접근해 사적으로 활용하려는 또 하나의 시도”라고 비판했다. 해당 단체는 이번 합의에 대해 계속해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