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파의 "프로젝트 2025" 논란 확산

Submitted byeditor on일, 10/27/2024 - 19:22

[정치 = 하이코리언뉴스] = 보수 싱크탱크가 제시한 정책 청사진이 미국 사회 전반에 걸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책 전문가들은 이 계획이 이민자, 여성의 재생산권, 성소수자, 기후, 보건 정책 등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사진출처 : EMS

2022년 헤리티지 재단이 발표한 '리더십을 위한 권한'이라는 제목의 900페이지 분량 정책 제안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를 대비해 정부 구조를 재편하는 우파 정책들을 담고 있다.

이 계획의 핵심 내용은 법치주의 약화, 3권 분립 체제 침해, 정교분리 원칙 훼손, 시민의 자유 제한 등을 통해 미국을 독재 국가로 이끌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것이 다수 정치 분석가들의 견해다.

전문가들은 이 계획이 실현될 경우 미국 사회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프로젝트 2025' 공공서비스 민영화 추진에 우려 목소리 확산

미국 보수진영의 정책 청사진인 '프로젝트 2025'가 공공서비스 민영화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 보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피플스 액션 인스티튜트의 설마 아리아스 사무총장은 지난 10월 4일 에스닉 미디어 서비스 브리핑에서 "프로젝트 2025는 이미 미국인들에게 과도한 요금을 부과하고 있는 의료보호와 공공서비스 같은 것들을 민영화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 문서의 기후 관련 제안에는 소기업에 대한 재해 구호 대출 폐지, 재해 선포 기준 상향, 연방재난관리청(FEMA) 홍수보험 민영화, 국립해양대기청(NOAA)과 국립기상서비스 민영화 등이 포함돼 있다.

아리아스 사무총장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허리케인 헬렌 사례에서 그 영향을 볼 수 있다"며 "2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00만 명 이상이 전기 없이 지내고 있으며 35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끔찍한 일의 영향을 정말로 이해한다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반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젝트 2025는 또한 의료 분야의 민영화도 추진하고 있다. 메디케이드 혜택 축소, 메디케어 처방약 가격 인상(인슐린 포함), 오바마케어(ACA) 폐지 등의 조치가 포함돼 있다. 이는 유나이티드 헬스와 같은 보험회사들이 기존 질병을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부할 수 있게 하고, 수천만 명의 미국인들이 무보험 상태에 놓이게 할 수 있다.

올해에만 2130만 명이 ACA를 통해 보험에 가입했다.

아리아스 사무총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는 생사의 문제"라며 "유나이티드 헬스는 기록적인 이익을 올리면서도 1년 동안 2억 5천만 건 이상의 보험금 청구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의 배경에는 기업의 탐욕과 이 나라의 불평등을 누가 통제할 것인가를 둘러싼 싸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젝트 2025, 낙태약 배포 금지  생식권 대폭 축소 계획

보수 싱크탱크가 추진하는 'Project 2025'의 건강 정책이 미국인의 생식권을 대폭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계획은 낙태약 배포를 전면 금지하고 응급 낙태 시술에 대한 연방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리프로덕티브 프리덤 포 올(Reproductive Freedom for All)의 이본 구티에레즈 최고전략책임자(CSO)는 "Project 2025의 건강 정책 제안이 생식권을 크게 후퇴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티에레즈 CSO에 따르면, 이 계획은 150년 된 콤스톡법(Comstock Act)을 오용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낙태 치료제의 전국적 유통을 막으려 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의회나 국민의 지지 없이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미국인의 63%는 모든 경우 또는 대부분의 경우에 낙태를 합법화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

Project 2025는 또한 응급 상황에서의 낙태 시술에 대한 연방 요구 사항 조사 및 집행을 중단하고, 50개 주 전역에서 개인과 기관이 환자의 생식 관련 치료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 조항을 복원할 계획이다. 더불어 출생과 낙태 결과에 대한 연방 차원의 추적을 지시해 건강보험 이동성 및 책임법(HIPAA) 보호를 약화시키고 낙태를 받은 환자들을 기소할 수 있게 할 것으로 보인다.

구티에레즈 CSO는 최근 마이애미의 한 의사와 나눈 대화를 언급하며 현재의 규제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암이 재발한 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환자가 즉시 화학 요법을 받아야 해서 낙태가 필요했지만, 임신 6주를 조금 넘겼다는 이유로 플로리다 주 내 어떤 의료진도 시술을 해줄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생식권 제한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예외 규정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지만, 예외 규정은 작동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환자는 생명을 구하는 치료가 필요했지만, 당장 내일 죽을 상황이 아니라는 이유로 해당되지 않았다...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의사들이 치료를 두려워하거나 환자들이 도움을 요청하기를 두려워하면, 결국 너무 늦어버린다."

프로젝트 2025, 대규모 추방  이민 제한 제안

미국 보수파의 새로운 이민정책 구상이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프로젝트 2025'로 알려진 이 제안은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규모 추방과 합법적 이민 경로의 대폭 축소를 골자로 하고 있다.

AAPI 에퀴티 얼라이언스의 만주샤 쿨카르니 사무총장은 "이 문서는 이민자 커뮤니티에 실존적 위협을 제기한다"고 비판했다. 쿨카르니 사무총장에 따르면, 프로젝트 2025는 연방 요원들에게 영장 없이 사유지, 학교, 사업장, 심지어 예배 장소에 진입해 불법 체류자를 수색하고 체포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퓨 리서치 센터의 추정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약 1100만 명의 불법 체류자가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프로젝트 2025는 이들에 대한 대규모 추방 외에도 가족 기반 이민을 폐지하고, 고숙련 및 저숙련 비자, 학생 비자, 난민 입국을 축소하며, 임시보호지위를 박탈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쿨카르니 사무총장은 "이 문서는 '불법 외국인', '침투' 등의 용어를 사용해 이민자들을 악마화하고 있다"며 "이는 인종차별의 불씨를 부채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민 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견해는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매사추세츠 대학교 애머스트 캠퍼스가 2024년 8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가 시민권 경로를 지지했지만, 동시에 50%는 남부 국경 장벽 건설을 지지했다. 또한 49%는 불법 체류자 추방에 찬성했다.

쿨카르니 사무총장은 "결국 이는 권력의 문제"라며 "인구통계학적 변화로 인해 권력 독점이 흔들리는 것을 우려하는 세력들이 행정 조치를 통해 개인의 권리를 제한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문보도자료

Who’s at Risk Under Project 2025?

https://ethnicmediaservices.org/politics/elections-24/whos-at-risk-under-project-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