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상업용 부동산 이탈” 전세계 확산

Submitted byeditor on화, 06/20/2023 - 20:21

[하이코리언뉴스/편집국] = 글로벌 상업용부동산(CRE) 시장의 공실 물결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전 가장 뜨거웠던 상업지구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원격근무 확산과 기술기업의 이탈로 최악의 공실 사태를 맞고 있는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 위기는 금리 인상과 지정학적 위기와 맞물리며 아시아의 금융 허브인 홍콩과 유럽 등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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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최근 부동산 시장조사업체 CBRE 보고서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글로벌 주요 17개 도시 중 10개에서 공실률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세계 평균 사무실 공실률은 같은 기간 기준 12.9%로 집계됐습니다. 금융 위기 당시 기록한 13.1%에 0.2%포인트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공실률 증가의 물결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빅테크 기업이 몰려있는 샌프란시스코 도심 금융지구 사무실 공실률은 약 30%에 달합니다.이는 원격근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데다, 지역 사무실 수요를 견인했던 메타와 세일즈포스, 리프트 등 기술기업들이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벌였기 때문입니다. 팬데믹 이전 이 지역의 공실률은 6%에 불과했다.

CBRE는 현재 미국의 전체 사무실 공실률은 18%로 1990년대 이후 최악의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사무실 점유율을 추적하는 XY센스는 북미 지역의 사무실 활용률이 팬데믹 이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상업용 부동산이 즐비한 홍콩도 역대급 공실률을 경험 중이다. 블룸버그는 홍콩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청콩센터는 6월 기준 현재 약 25%가 비어있는 상태고, 부동산 전문기업 핸더슨랜드그룹이 건설 중인 빌딩도 공실률이 70%에 육박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홍콩의 상업용 부동산 경기 둔화의 배경은 주춤해진 중국의 경제 성장과 미중 갈등이 지목됩니다. 공실률 증가와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에 금융 당국은 올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시작된 은행 시스템 위기의 재발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금리 인상과 담보 가치가 하락하면서 대규모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위기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임대인들과 투자자들은 헐값에 건물을 내놓거나 대출금 상환을 포기하고 있고, 부동산 개발회사들의 신용등급 하향과 매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쓰비시의 MUFG 아메리카그룹은 CA 스트리트 인근의 사무실 건물을 4년 전보다 80% 저렴한 6000만달러에 SKS파트너스에 매각했습니다.대형 쇼핑몰 웨스트필드 역시 샌프란시스코 쇼핑몰에 대한 모기지론 지불을 중단하고 건물을 대출기관에 넘긴다고 발표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은행 위기를 넘어 경제와 사회 전반의 위기로 확산하는 ‘둠 루프(악순환)’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이 지방 정부의 세수를 잠식시키고, 이것이 경제 활성화를 돕기 위한 정부의 공공서비스와 기업 인센티브 능력 제한으로 이어지면서 또 다시 부동산 시장 둔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