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코리언뉴스/편집국] = 연방 공무원이 사상 처음으로 12주짜리 유급 육아휴가를 갈 수 있게 됐다.또 담배를 구매할 수 있는 연령이 현행 18살에서 21살로 상향 조정된다.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폐지를 공언해온, 의료보험 개혁 시스템인 오바마케어를 지원하는 세금 몇 가지는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방 의회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예산 법안을 오늘(17일) 승인할 전망이라고 AP·로이터 통신이 어제(16일) 보도했다.우선 연방공무원 유급 육아휴가제 도입으로 210만 명이 혜택을 보게 됐다.AP통신은 미국이 선진국 중 연방 공무원에게 유급 육아휴가를 주지 않는 유일한 나라였다면서, 이 제도는 이미 미국 유수 기업들이 시행하고 있는 제도에 보조를 맞추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뉴욕, 캘리포니아, 뉴저지 등 일부 로컬 정부에서만 유급 육아휴가제를 시행하고 있다.앞서 연방정부는 1993년부터 12주의 무급 육아휴가를 시행해왔다. 백악관에 따르면 출산한 연방 공무원 4명 중 1명은 생활고와 직장을 잃을 우려로 출산 2주 이내에 업무에 복귀했다.유급 육아휴가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고위 지도부는 물론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도 지지해온 정책이다.
그간 유급 육아휴가는 주로 고임금의 백인 근로자들만 누릴 수 있었다. 대부분의 IT기업과 대규모 금융·컨설팅 기업에서나 12주의 유급 육아휴가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직장인의 80% 이상은 어떤 형태의 유급 육아휴가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저임금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유급 육아휴가제는 더욱 더딘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직원을 고용한 월마트는 지난해에야 16주의 유급 육아휴가제를 도입했다. 이와 함께 미 식품의약국 FDA는 6개월 내에 담배 구매 연령 21살 상향과 관련한 규정을 만든 뒤 3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이를 시행하게 된다.앞서 연방 하원은 약 1조4천억달러 규모 2020 회계연도 예산안에 잠정 합의했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그간 이른바 '트럼프 장벽' 예산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의회는 지난 10월부터 단기 세출법을 마련해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아왔다.
2020 회계연도는 올해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다.트럼프 대통령은 중남미 이민자 유입을 억제하는 국경 장벽 건설에 최소 240억 달러가 배정되길 원했지만,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합의가 계속 지연됐다.로이터는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과 몇몇 공화당 위원들이 국경에 고성능 감시장비를 설치하고 순찰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개선된 국경 장벽안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이번 예산에서는 국방부 예산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보다 220억 달러 늘어난 7천380억 달러다.또 10년 간격의 인구 센서스가 내년 시행됨에 따라 여기에 76억 달러, 총기 폭력 연구에 2천500만 달러가 각각 배정됐다.
내년 11월 대선과 의회 선거 준비를 위해 주정부에 4억2천500만 달러가 추가로 지원된다. 이중 일부는 2016년 대선 당시 벌어진 러시아의 민주당 이메일 해킹 사건과 같은 사이버 공격을 막는 방어 체계 구축을 위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