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코리언뉴스/편집국]=라디오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북가주 산타로사에 거주하는 노부부가 산불을 피해 차가운 수영장에서 수시간을 견뎌 구사일생한 사연이 화제다.올해 70살인 존 파스코와 65살의 부인 잔은 지난 9일 밤 새벽에 딸로부터 “빨리 대피하라”는 전화를 받았다.부부가 서둘러 몇 가지 물건을 들고 자동차로 뛰어들어 문밖을 통과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이미 대피로는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부인 잔은 오늘(13일)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그것은 화염의 벽이었다”고 말했다.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노부부는 911에 전화를 걸었다. 소방대원은 “안전한 곳으로 가야 한다”고 권고했고, 잔은 “이웃집 수영장으로 들어가겠다”고 말했다.이어 부부는 이웃집 수영장 가장자리에서 집이 타들어 가는 것을 지켜봤다.
바로 수영장 옆의 나무로 불길이 옮겨붙으면서 뜨거운 열기가 불어닥치자 남편 존은 부인에게 “지금이야”라고 말했고, 두 사람은 함께 물속으로 잠수했다.두 부부는 물 속에서 숨을 쉴 수 없을 지경이 되면 입고 있던 티셔츠로 얼굴을 가리고 잠깐 수면위로 나와 숨을 쉰 뒤 다시 잠수하기를 계속했다.불씨로부터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6시간 정도가 지난 후 날이 밝고 불길이 잦아들자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판단한 이들은 수영장 밖으로 나왔다. 노부부는 아침 8시 30분쯤 영영 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딸과 재회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