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 하이코리언뉴스] 장마리아 기자 = 워싱턴DC의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 이사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건물 외벽에 다시 새기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 법원 명령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철거된 지 약 두 달 만이다.

케네디센터 이사회는 13일(목) 회의를 열고 건물 정문 간판 아래에 "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복원 및 개조됨(The John F. Kennedy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Restored and Renovated By President Donald J. Trump)"이라는 문구를 새기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사회는 또 센터 앞 광장의 명칭을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 광장(President Donald J. Trump Plaza)"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온 대규모 개보수를 위해 케네디센터 본관을 약 2년간 전면 폐쇄하는 계획도 다시 승인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5월 크리스토퍼 쿠퍼 연방지방법원 판사가 케네디센터의 명칭 변경을 불법으로 판단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건물과 공식 자료에서 삭제하도록 명령한 이후 나온 것이다.
쿠퍼 판사는 5월 29일 케네디센터가 의회의 별도 승인 없이 존 F. 케네디 이외의 인물을 기념하는 명칭이나 표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영구 금지명령을 내렸다. 법원은 케네디센터의 공식 명칭을 변경할 권한이 의회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은 6월 12일까지 건물 외벽과 홈페이지 등에서 삭제됐다. 연방항소법원 역시 행정부가 법원의 명령을 일시적으로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철거 절차가 진행됐다.
이번 이사회 결정은 기존 법원 명령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어 새로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사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이사회 측은 대규모 개보수가 건물의 노후화된 시설과 안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 측에서는 이번 결정이 법원의 명령을 사실상 피해 가려는 시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케네디센터의 당연직 이사인 조이스 비티(민주·오하이오) 연방하원의원은 이번 조치를 비판하며, 의회가 법으로 정한 국가 기념시설의 명칭을 이사회가 임의로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케네디센터를 둘러싼 명칭 논란은 지난해 이사회가 공연장 이름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추가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법적 분쟁이 이어졌고, 법원 판결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한때 모두 철거됐다.
이번에는 기존 명칭 자체를 바꾸는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복원·개조했다"는 문구를 추가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이사회가 법원의 금지명령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표기를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실제로 해당 문구가 설치될 경우 법원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케네디센터의 대규모 개보수와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둘러싼 논란은 향후 의회와 법원에서 다시 쟁점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