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오거스타 = 하이코리언뉴스] 장마리아 기자 = 로리 매킬로이가 또 한 번의 메이저 대회 붕괴 위기를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바꿨습니다. 일요일, 마스터스 서든데스 연장전에서 웨지샷을 홀컵 3피트(약 90cm)에 붙이며 버디를 잡아낸 그는, 마침내 마스터스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골프 역사상 6번째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선수가 되었습니다.

오거스타 내셔널의 후반 9홀은 매킬로이의 대관식이 될 것으로 보였으나, 순위가 요동치는 심장 쫄깃한 대접전으로 변했습니다. 골프계 최고의 무대에서 펼쳐진 이 드라마는 매킬로이가 그린 위에서 무릎을 꿇은 채 기쁨과 믿기지 않는 감정에 복받쳐 오열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되었다.
스코티 셰플러가 그린 재킷을 입혀주기 전, 매킬로이는 버틀러 캐빈(우승자 인터뷰실)에서 “나의 시대가 오긴 하는 걸까 의문이 들기 시작했었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반면 저스틴 로즈에게는 또 다른 비극이었다. 2017년 세르히오 가르시아에게 연장전 끝에 패했던 로즈는, 이날 18번 홀에서 극적인 20피트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6언더파 66타로 연장전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결국 패배하며 벤 호건과 함께 마스터스 연장전에서 두 번 패배한 유일한 선수로 기록되었다.
매킬로이의 우승 과정은 험난했다. 초반 두 홀 만에 2타 차 리드를 날렸고, 후반 9홀에서는 4타 차 리드를 단 세 홀 만에 잃었다. 특히 13번 홀(파5)에서는 웨지샷을 래즈 크리크(Rae’s Creek) 지류에 빠뜨리는 충격적인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또다시 메이저 우승을 놓치는 듯 보였던 순간, 매킬로이는 가장 절실한 상황에서 두 개의 환상적인 버디를 낚아채며 1타 차 선두로 18번 홀에 들어섰다. 하지만 드라마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5피트 파 퍼트를 놓치며 1오버파 73타를 기록, 결국 8년 만에 마스터스 연장전이 성사되었다.
연장전에서 매킬로이의 웨지샷은 경사면을 타고 굴러 내려와 홀컵 3피트 옆에 멈췄다. 로즈가 15피트 퍼트를 놓치자, 매킬로이는 마침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타이거 우즈, 잭 니클라우스, 게리 플레이어, 벤 호건, 진 사라젠만이 가졌던 '4대 메이저 대회 석권'이라는 타이틀에 매킬로이가 합류하기까지 11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그는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린 뒤 퍼터를 떨어뜨렸고, 18번 홀 그린 위에 이마를 맞대고 엎드려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이날 경기는 마스터스 역사상 가장 격정적인 일요일 중 하나였다. 지난해 6월 파인허스트 2번 코스(US 오픈)에서 매킬로이를 꺾었던 브라이슨 디섐보는 매킬로이가 초반 더블 보기를 범하자 한때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후반 들어 두 차례의 쓰리 퍼트와 두 번의 워터 해저드 벌타로 75타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작년 마스터스 데뷔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루드비그 오베리 역시 매킬로이가 흔들릴 때 공동 선두에 올랐으나, 막판 보기와 트리플 보기를 범하며 기회를 놓쳤다.
토요일 75타를 치며 선두에 7타나 뒤처졌던 로즈는 이날 10개의 버디를 몰아치며 추격전을 벌였다. 매킬로이의 실수가 겹치면서 기회가 왔고, 로즈는 18번 홀 버디로 자신의 할 일을 다했다.
특히 13번 홀에서의 실수는 충격적이었다. 안전한 공략을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웨지샷이 타깃에서 20야드나 벗어나 물에 빠지며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이어 파인 스트로(소나무 낙엽 지대)로 들어간 티샷이 보기로 이어지며 선두 자리를 내주었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무너지지 않았다. 15번 홀에서 나무 뒤에 가려진 위기 상황을 7번 아이언으로 공략해 버디를 잡아냈고, 17번 홀에서는 8번 아이언 샷을 날린 뒤 공을 향해 "가라! 가라! 가라!"라고 외쳤다. 공은 벙커를 간신히 넘어 홀컵 2피트에 붙었고, 그는 다시 1타 차 리드를 잡았다.
비록 18번 홀에서 벙커 샷 이후 5피트 퍼트를 놓쳐 연장전까지 가야 했지만, 북아일랜드 출신의 35세 골퍼는 오거스타 내셔널에 온 목적을 잃지 않았다.
그는 마침내 그린 재킷을 입고 이곳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