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 청정에너지 투자, 역대 최대 규모

Submitted byeditor on금, 09/20/2024 - 15:00

[정치 = 하이코리언뉴스] 김태리 기자 = 오염·비용 부담  지역에 270 달러  40% 이상 투입 예정, 미국 연방정부가 청정에너지 분야에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전망이다. 특히 환경오염과 에너지 비용 부담이 가장 큰 지역사회에 역사적인 수준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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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호청(EPA)은 온실가스 감축 자금(GGRF) 270억 달러 중 40% 이상을 이들 취약 지역에 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GRF는 전국적으로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저감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EPA 주도의 이니셔티브다. 지원 대상 프로젝트에는 태양광 패널, 에너지 효율화, 전기 기기, 무공해 차량 등이 포함된다.

자금 관련 정보

이 자금은 2022년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에 의해 설립됐다. 동법은 국내 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에 7830억 달러를 투입하도록 승인했는데,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다.

GGRF는 세 가지 7년 단위 보조금 프로그램을 통해 집행된다. 140억 달러 규모의 국가 청정투자자금(대출 프로그램), 70억 달러의 '모두를 위한 태양광' 프로그램(주거용 태양광 설치), 60억 달러의 청정 지역사회 투자 가속화 프로그램(전국의 신용조합 등 수백 개 지역 대출기관에 자본 제공)이 그것이다.

EPA 온실가스 감축자금 사무국의 데이비드 위다우스키David Widawsky 국장은 9월 13일 금요일 열린 에스닉 미디어 서비스(Ethnic Media Services) 브리핑에서 "지난달 68개 수혜 기관에 270억 달러 전액이 수여됐고, 이미 자금이 집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금의 목적은 저소득 및 취약 지역사회의 에너지 부담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건강을 개선하고 오염물질을 줄이며, 이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부의 창출을 가능케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다우스키 국장에 따르면 취약 지역의 소득 대비 에너지 비용 부담은 다른 지역에 비해 3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높은 실정이다.

개별 가구의 소득 중 최소 6%가 에너지 비용으로 지출될 때 '에너지 부담'을 겪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는 '에너지 불안정'energy insecurity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미국인 3명 중 1명이 이러한 상황에 처해있다.

미시간 대학University of Michigan의지속가능성 및 기후변화 부총장인 샬란다 베이커Shalanda Baker는 "에너지 불안정을 겪는 가구는 매월 난방이나 냉방과 식사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소득이 낮은 가구는 겨울에 위험한 방법으로 집을 난방하거나, 여름에 가구내 온도가 뜨거운 수준까지 오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주택내 화재나 심지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커 부총장은 저소득 가구, 특히 유색인종 가구가 이러한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화석 연료 발전소 인근에 거주함으로써 발생하는 건강상의 영향과 미국의 에너지 요금 체계가 역진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소득이 낮을수록 표준 에너지 비용을 충족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흑인 가구의 52% 이상, 라틴계 가구의 약 47%가 에너지 불안정 상태에 놓여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부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의 경우로, 호피족의 35%, 나바호족의 21%가 전기를 아예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베이커 부총장은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에서도 불평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인은 비슷한 소득 수준의 흑인에 비해 태양광 에너지에 접근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베이커 부총장은 새로운 에너지 자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 자금은 미국인들이 자신의 에너지 자산을 소유하고 새로운 자본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라며 "하지만 우리는 지역사회와 기업들이 이에 대해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지아주 데소토 마을 사례

조지아주의 인구 122명 규모 소도시 데소토에서는 비영리 단체 '리와이어링 아메리카(Rewiring America)'가 주도하는 전력화 시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약 75가구에 무상으로 전기 기기 업그레이드를 제공했다.

리와이어링 아메리카는 '파워 포워드 커뮤니티스(Power Forward Communities)'라는 비영리 연합체의 일원이다. 이 연합체는 국가 청정 투자 자금을 통해 7년간 20억 달러의 전력화 자금을 지원받았다.

리와이어링 아메리카의 지역사회 실행 책임자인 에비 바우만Evie Bauman은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지난 10월 기후 행동에서 소외된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 요금 절감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구에  가전제품 무상 업그레이드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선정된 지역 가운데 하나가 조지아주 데소토 시이다.

데소토 시의 주민이자 '리와이어링 아메리카' 프로젝트 매니저인 로즈메리 존스Rosemery Jones는 "주민들의 질문에 답하는 타운홀 미팅으로 시작했을 때, 많은 주민들은 우리가 사기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존스는 이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혜택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녀는 "타운홀 미팅에 참석한 한 주민은 집에 에어컨이 없었다"며 "자동차도 없을 정도로 가난한 집이고 서류 작성에 어려움을 겪어서, 내가 집으로 직접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해당 주민은 집을 시원하게 해줄 에어컨 장치를 전달받았다. 또다른 한 미망인은 망가진 온수기를 고치치 못해 두 달 동안 물을 끓여 사용하고 있었다. 이 주민도 지난 겨울 새로운 보일러를 전달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가전제품 설치에 그치지 않는다. 존스는 "암으로 투병중인 한 노인 여성이 히트펌프를 받은 후 늦은 밤에 전화를 걸어왔다"며 "온도조절기 사용법을 몰라 '너무 춥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계약업체, HVAC 기술자, 우리 직원들이 주민들에게 업그레이드된 장비 사용법을 가르쳤다"고 존스는 덧붙였다.

이 사업은 단순히 가전제품 교체에 그치지 않았다. 리와이어링 아메리카는 지역 전력회사인 조지아 파워와 협력해 세금 공제와 리베이트 등 다양한 효율성 제고 방안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 사용의 40%가 건물에서 발생하며, 주거용 에너지가 온실가스 배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존스는 이 경험을 통해 루즈벨트 대통령의 명언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녀는 "드소토를 활성화하는 일은 이제 '사람들은 당신이 얼마나 아는지보다 얼마나 관심을 갖는지를 알기 전까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루즈벨트의 말을 생각나게 한다"고 말했다.

녹색 금융기후 위기 해결의  희망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혁신적인 녹색 금융 모델도 추진중이다. 연방 정부의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공공과 민간 자본을 결합해 청정 에너지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녹색 은행'들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아메리카 원주민 지역개발금융기관(CDFI) 오웨스타 코퍼레이션Oweesta Corporation의 크리스텔 코넬리우스Chrystel Cornelius 대표는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1억 5600만 달러 규모의 '모두를 위한 태양광' 사업 수혜 기관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CDFI는 재무부가 주류 시장 자본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지역사회에 연방 및 민간 자본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한 기관으로, 현재 미국 전역에 1,200개 이상이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