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코리언뉴스/편집국]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1월 퇴임한 뒤 대규모 유세에 처음 등장했다. 차기 대선을 향한 트럼프의 본격 행보가 시작된 가운데 재임 말기에 자신의 탄핵에 찬성한 의원을 낙선시키려는 보복 유세 (revenge tour)를 개시했다고 주요 언론들은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6일 오하이오주 로레인 카운티의 야외 행사장에서 지지자 수천명이 모인 가운데 대중 연설을 하고 "우리는 백악관과 의회, 미국을 되찾겠다"고 말했다.트럼프가 어제 오하이오주에 등장한 것은 이곳에서 하원의원에 출마한다고 선언한 자신의 옛 백악관 참모 맥스 밀러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밀러는 같은 지역구의 하원의원 앤서니 곤잘레스(공화당)와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는데, 곤잘레스 의원은 올해 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탄핵하는 의회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CNN방송, AP통신,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은 이에 대해 트럼프가 자신의 탄핵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보복전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CNN은 "자신을 거스른 공화당 의원들을 제거하려는 그의 시도는 공화당 유권자들에 대한 트럼프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지난 25일 기사에서 트럼프의 대규모 유세 소식을 전하면서 "복수를 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단에 올라 곤잘레스 의원을 "불법적인 탄핵 마녀사냥에 표를 던진 인물", "가짜 공화당원", "배신자", "오하이오주의 치욕" 등으로 부르면서 거칠게 헐뜯었다.
밀러 후보도 이에 맞장구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그보다 더 훌륭한 롤모델을 보지 못했다"라고 추켜세웠다.지난 1월 백악관에서 나온 뒤 플로리다주에 머물며 공화당 행사 등에서 종종 연설한 트럼프는 이날 오하이오 연설을 기점으로 대규모 선거 유세를 재개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가 2024년 대선을 향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AP통신은 트럼프가 백악관을 나온 뒤 5달 만에 '선거운동 방식의 유세'를 재개했다고 풀이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청중의 환호와 카메라 플래시 세례 속에 성조기로 둘러싸인 연단으로 걸어 올라가 "2022년 선거에서 의회를 되찾겠다"고 첫 일성을 날렸다.
그는 "이것(지난해 대선)은 세기의 사기이고 세기의 범죄였다"라며 "작년 대선은 조작됐고 실제로는 우리가 압승했다"고 주장했다.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이겼다"고 외치며 화답했다.그는 1시간 30분에 걸친 연설에서 지난해 대선 불복, 조 바이든 정부 공격, 공화당 내 반대파에 대한 응징 등 단골 소재를 도마 위에 올리고 지지자 결집을 촉구했다.
26일 집회는 네 차례 예정된 '미국을 살리자'(Save America) 유세 중 첫 번째로 열렸다.두번째 유세는 독립기념일 전날인 오는 7월 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나와 근거지로 삼은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에서 열린다. 이들 유세에서는 그의 선거 구호였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 구상을 재천명하고, 독립기념일을 기리는 대규모 불꽃놀이와 함께 마무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