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풍진 변호사] 이제 무얼해야 하나?

Submitted byeditor on수, 04/28/2021 - 10:17

[하이코리언뉴스/편집국] = 수많은 사회적 매체에서 우리는 다양한 주제와 소화 시킬수없을 다량의 글들이 매순간 쇄도해 오는걸 본다웃으라는 유머건강상식인생철학 등등이  옳고 좋은 이야기이나대부분을 한귀로 듣고 다른귀로 흘리든가한눈으로 보고 다른눈으로 지워버리게 된다.  아무리 유익하고 필히 알아 두어야  충고래도  어떤 느낌이 가슴에  닿아고  즐겨야  읽고기억에 남게된다.  그건 아마 백개중의 하나나 될까?

"

나이는 어떻게 먹어가야 한다는 글도 끝없이 나타나는데,  “나이 먹으면 입은 다물고 지갑은 열라” 라는 소리가 내게는 제일 웃프게 가슴에  닿았다.  그러던중 나는 지갑도 열고 입도 연 70대의 엘레나의 얘기가 마음에 들어왔다.  

엘레나는 피아노 선생으로 일생을 보내다가 몇년전 65세로 은퇴했다.  그녀는 가정생활에서 자녀와의 관계도 원활했고건강에도 문제없었고경제적으로도 무난하였으니남은 여생을 즐기기만 하면되었다.  허나 그녀의 고민은 날로 쌓여가고 있었다.   

엘레나는 그렇게도 우러러 보기만 했던 카네기 홀에서 연주를 끝내 못하고 인생을 마친다는게 너무 섭섭하였다가 어느날부터는 고민거리가 되기 시작했다.  그녀가 치는 피아노곡들은 정교하고 아름다웠지만이런이유 저런이유로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연주회 한번 제대로 못한채 세월만 흘러갔다.  

엘레나는 어느날 결심을하고딸과 아들을 불렀다이어 말하기를, “내가 너희들에게 물려주려고 꽁꽁 모아둔 작은 재산을 달리 쓸데가 생겼는데 너희들이 구태여 말린다면 생각을 돌리곘다.”  영문을 모르는 자식들은 묵묵히 엘레나를 쳐다보기만 했다이어서 엘레나는, “ 아무래도 카네기 홀에서 연주를 하고 말거야내돈으로 홀을 하루저녁 세내고 친척 친구등 지인을  초대해서 한번 연주할거야.”

아들  둘다 응답하기를,  “어머니 그렇게 하세요저희 유산  바래요그거 비용이 상당할텐데필요하시다면  보태 드릴게요멋진 드레스입으시고화환 넉넉히 깔아놓고….” 엘레나는 자식들의 손을 굳게 잡았다그리고 다음날부터 작업에 들어갔다카네기 홀에 연락하여 알아듣지 못한 지배인을 한참 설득시키고 날짜를 잡았다카네기 역사상 무명 연주가는 발을 못드려 놓는데엘레나라는 피아노 연주가가 도대체 누구인데 잘못 홀을 빌려주는가 하고 지배인은 몹시 불안해했다지배인은 무명 피아니스트에게 작은 홀을 권유했으나엘레나는 제일 큰홀을 우겼다카네기홀도 재정난은 항상있으니임대료만 확실히 받으면 된다고 하며 지배인은 비는 날짜를 주었다.

엘레나는 초청장 앞장에 그랜드 피아노 그림을 넣으며금색 글씨도 드문드문 넣어서멀고 가까운 친척친구 동료동내사람들학교 동창들 단체장들정치가들언론인등등 생각나는대로 초대장을 뿌렸다.  초대장을 받은 사람들은, “이게  떡이냐?” 했다 비싼 카네기홀 입장권을 선물로 받다니.     

연주날이 되었다십대의 손주들이 귀엽고도 공손하게 청중객을 홀안으로 안내하는데 홀은 꽉찾다엘레나는 번쩍이는 비단드레스에 목걸이와 귀걸이를 찰랑대면서 무대 한가운데로 걸어나와 스타인웨이 피아노  의자에 사뿐히 앉았다.  그녀는 베토멘모차트쇼팽등 인기있는 곡만 두들겨 대었다실은 죽기살기로 그동안 연습에 복습을  덕분에연주중 한군데도 틀린곳 없이 잘쳤다청중객들은 기립 박수를 주고 브라보를 외쳣다대성공이었다

꿈만 같았던 연주를 끝내고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고 보니크고작은 신문에 평이 실렸다.  엘레나가 누구냐고들어보지 못했던 신인 피아니스트인데 신인치고는 나이가 안맞는다고 했다. 20 전후이어야 하는데 아니었다.  그날 참석했던 친구 친척들도 연주가 최고이었고즐거웠고고맙다고 카드나 편지로 엘레나의 우체퉁을 계속채웠다.    

엘레나는 이제 여한이 없다일생 저축했던 재산은 사라졌어도무대위에서 하고싶은 자기 표현은 실큰했다.  그리고 화려하고아름다웠던 무대위에서의 추억은 날이갈수록 달콤해 지었다

엘레나의 얘기는 흔히 우리가 따라서 할수있는 일도 아니고시대적으로 지나간 세대의 얘기이다.  그걸 현대판으로 바꾼다면우리는 무얼 해야하나노후에 지갑을 열어서하고싶은  자기표현을 싫컷하고주변의 많은 사람들도 즐겁게 해준다면 그건 존경받을 노인이다.  나는 엘레나를 가끔 생각하면서내가 아는 분들이  비슷한 노후 계획이 있기를 바란다그리고 정작 나자신은 무얼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