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 하이코리언뉴스] 장마리아 기자 = 이탈리아 정부가 최근 악화된 미국과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관계 복원에 나섰다.이탈리아의 Antonio Tajani 외무장관은 8일, 미국의 Marco Rubio 국무장관과 회담한 뒤 “유럽은 미국이 필요하고 미국도 유럽과 이탈리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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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장관은 이틀간 이탈리아와 바티칸을 방문하며 최근 수주 동안 이어진 미국-유럽 간 긴장 완화에 나섰다. 갈등의 핵심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 NATO 방위 분담, 관세 문제였다.
타야니 장관은 “상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믿는다”며 “긴장이 다소 진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이란 전쟁과 레바논 안보 상황, 베네수엘라·쿠바 문제 등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총리인 Giorgia Meloni 와도 별도 회담을 가졌다.
최근 Donald Trump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이란 전쟁에서 미국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가능성까지 언급했으며, 가톨릭 수장인 Pope Leo XIV 에 대한 공격성 발언으로도 유럽 내 반발을 샀다.
멜로니 총리는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을 “불법(illegal)”이라고 규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교황 관련 발언도 “용납할 수 없다”고 공개 비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멜로니 총리가 “용기가 부족하다”고 비난하며 양측 관계가 냉각됐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여전히 이란 전쟁 직접 개입에는 선을 긋고 있다. 다만 타야니 장관은 “영구적인 휴전이 이뤄질 경우”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 작업에 이탈리아 해군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레바논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 활동도 계속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NATO 방위를 위한 유럽 내 미군 주둔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 5천 명 철수 계획을 발표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도 병력 감축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탈리아는 지중해·중동·북아프리카 작전의 핵심 물류 거점이다. 만약 미군 감축이 현실화될 경우 NATO 남부 방어체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양국 간 군사협력은 이미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지난 3월 이탈리아 정부는 시칠리아 시고넬라 기지를 경유하려던 미군 폭격기에 대해 의회 승인 없이는 착륙을 허용할 수 없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탈리아 헌법과 NATO 협정상, 자국 기지는 물류·훈련 목적 사용은 가능하지만 직접적인 공격 작전에는 별도 정치적 승인이 필요하다. 멜로니 총리와 타야니 장관은 “이탈리아는 이란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이탈리아 내부 정치 상황도 복잡하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 3월 국민투표 패배 이후 정치적 타격을 입은 상태이며, 야권 역시 이란 전쟁 반대 여론을 강하게 주도하고 있다.
한편 루비오 장관은 바티칸에서 교황 레오 14세 및 교황청 국무원장인 Pietro Parolin 추기경과 회담하며 중동 평화 문제를 논의했다. 미국 국무부는 “미국과 교황청 간 강한 관계와 인간 존엄·평화 증진에 대한 공동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