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제11대 연준 의장 공식 취임 "격변 속 첫 시험대"

Submitted byeditor on금, 05/22/2026 - 14:23

[워싱턴 = 하이코리언뉴스] 장마리아 기자 = 케빈 워시 미국 신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2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제11대 연준 의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인공지능(AI) 확산과 중동 전쟁, 고물가 압박이 동시에 겹친 중대한 경제 분기점에서 미국 통화정책을 이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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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 의장은 이날 어두운 정장 차림으로 에스티 로더 가문 상속녀인 부인 제인 로더와 함께 입장했다. 선서식은 클래런스 토머스 연방대법원 대법관이 주재했으며,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등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개 연설에서 제롬 파월 전 의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도 워시 의장에 대해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성장이 반드시 인플레이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금리 인하 선호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워시 의장은 취임사에서 연준 개혁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공직으로 다시 부름받은 것은 평생의 영광”이라며 “과거의 성공과 실패에서 배우고, 정적인 프레임워크와 모델에서 벗어나 명확한 무결성과 성과 기준을 유지하는 개혁 지향적 연준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워시 의장 취임과 동시에 연준은 복합적인 경제 충격에 직면해 있다.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높은 관세와 AI 확산에 따른 전력·유틸리티 비용 상승까지 겹치며 물가 압력이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AI 기술 붐은 노동시장과 생산성, 소비 구조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연준 내부에서도 그 영향을 실시간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 내부선 “금리 인상 가능성 열어야”

정책 기류는 이미 긴축 쪽으로 기울고 있다. 워시 의장 취임 직전, 연준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정책 성명에서 완화 편향을 삭제하고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러 이사는 “최근 데이터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향후 금리 인하보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연준이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역시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워시 의장은 과거부터 연준의 대규모 채권 매입 정책과 초완화 기조를 비판해온 대표적 매파 인사로 꼽힌다. 그는 2011년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에 반대하며 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중앙은행 개혁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그러나 취임 초기 최대 과제는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기 방어 사이의 균형이 될 전망이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질 수 있지만, 반대로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할 경우 연준의 물가 대응 신뢰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시 의장은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선택”이라며 기준금리가 소비와 지출을 조절하는 핵심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물가는 연준 목표치인 2%를 1%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준의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다음 달 16~17일 열린다. 시장은 워시 의장이 처음 제출할 금리 전망 점도표(dot plot)에 주목하고 있다. 그의 전망이 기존 연준 위원들과 비슷할지, 혹은 시장에 추가 충격을 줄 정도로 강경한 입장을 드러낼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