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하이코리언뉴스] = 미국내 한인 단체들의 내부분쟁이 한인사회에 자주 대두한다. 수많은 한인 단체들이 성장하면서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과정인지, 혹은 한인들의 특유한 기질인지, 한인 단체마다 내부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자체내에서 다투다가, 드디어는 미국법정까지 가야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비일비재하다. 법정에 간다고 반드시 불미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어느쪽이던 변호사 비용과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승소해도 손해가 많고, 패소하면 비참하기 짝이없다.
분쟁의 이유는 회칙과 그 회칙의 해석이다. “회칙, 회칙” 하고 외치지만, 누구의 회칙도 그렇게 간단하거나 명백하지도 않고, 상식밖의 조항도 있고 보니, 어느 부분도 집중적으로 분석하다 보면 분쟁거리가 보인다. 회칙은 회원들이 작성한것이고, 작성한 회원들의 능력에도 한계가 있으니, 완벽한 회칙이란 있을수가 없다.
회칙이 대체 무엇인가? 영어로는 “Bylaws” 라고 하며, 비정부 기관, 조직, 회사, 협회, 모임등에서 회원들의 모든 활동을 관장하는 규칙과 규정이다. 이 정도는 대부분이 다 아는 상식이지만, 이 상식이 그토록 상식밖으로 사용되고 있으니 문제가 대두한다.
또 어느 특정 조항이 언제 어떻게 삽입되었는지 많은 회원들이 모르는채, ”회칙대로” 라고 주장하니 회원간의 분쟁은 피할수 없게 벌어진다. 거기에 회원간의 해묵은 개인감정이 첨부되면서, 회칙은 무서운 싸움의 불씨가 된다. 회칙내용에 관하여는 다음기회에 언급할것이고, 오늘은 회칙 개정절차에 대하여 요점 한마디만 할거다.
어느 단체도 성장하면서 초기의 회칙을 끊임없이 개정과 수정을 해야한다. 이 수정 내지 개정과정의 절차가 미흡했던 한인단체가 허다하고, 반면에 회원들은 점점 많은 정보를 손쉽게 접하면서 미흡한 점을 지적하게 된다.
수속절차상 에서 제일 중요한것은, “Notice” 라고 “통보” 이다. 통보란 개정안의 추진자와 투표권자 즉 회원과의 연락이다. 정기총회이건 임시총회이건, 회의통보가 나갈때에 회칙개정 안건이 있다면, 회의 안건목록 (Agenda)에 올라와 있어야 하고, 회칙 개정안의 내용이 회원들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전달의 시간범위는 주마다 다르고, 투표이전 30일을 정한 주도 있지만, 플로리다주는 투표이전 이기만 하면된다.
회의는 정족수 충족과 안건통과 문턱을 넘어야 한다. 통과문턱이란 투표의 과반수 일수도 있고, 삼분의 이, 또는 사분의 삼인 경우도 있는데, 각단체의 회칙에 나온대로 시행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개정안 전문이 통과 될수도있고, 전문이 부결 될수도 있고, 부분만 통과될수도 있다. 일단 결정된 사항은 또다시 회원들에게 통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회칙개정안의 통보는 회칙개정 이전에, 그리고 또다시 개정 이후에 통과된 개정안을 투표권자들 즉 회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안전장치로 통과된 개정안 원본에 사무총장이 싸인을 해두는 경우도 흔히있다.
미국내에 한인들의 단체는 다양하고 다수하다. 각지역마다 한인회가 있고, 상공인 협회, 운동협회, 문화협회, 여성단체, 그로써리, 미용재료, 세탁인, 부동산, 변호사, 의사, 과학자, 학교동창회, 고향인, 교회등등의 단체가 있다. 이중 분쟁을 겪지않은 단체는 별로없다.
어느 단체는 지난 십수년전 부터 끝없는 분쟁건으로 법정을 계속 드나들고 있다. 법정판결은 우리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금방 나오지 않고 보통 몇년이 걸린다. 몇년 이후이면, 누가, 누구를, 무엇떄문에 고소했는지,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인지가 기억에서 희미해 지면서, 중요하지 않게 되고, 판결문이 관심밖의 일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단체의 회장임기가 12월말에 끝나니 지금이 회장 선거철이고, 또다시 각지역의 단체들이 회칙을 열심히 들여다 보는 계절이 왔다. 선거관리위원이 회칙을 제켜놓고 불합리한 선거세칙을 내놓는가 하면, 통과된적이 없는 회칙 사안이 나돌기도 하며, 심지어는 한 후보자를 선출하기위해 도전자를 회칙에 없는 이유로 낙선시키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은 현 집권자의 선택임으로, 현 집권자가 원하는 후계자를 선출해야 하니, 회칙을 묘하게 악용한다. 최근에 몇몇 지역에서 후보자의 자격조건으로 회칙에 없는 조항을 삽입하니, 공정선거를 기다렸던 회원들은 닭쫓던 개가 되어버린다.
미국사회에서, 그토록 낯설고 다르기만 한 전통, 풍습, 역사, 문화, 언어, 음식등의 차이를 드디어 모두 극복하고, 이제야 우리 한인 1세들은 가슴을 펴고 잘 살고있다. 하지만, 원활한 단체생활을 하기엔 아직 좀더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