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담패설 녹음파일 폭로와 성추문 후폭풍으로 위기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선거조작 가능성을 잇달아 제기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투표 전산 시스템 조작을 연거푸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주요 후보가 미국 선거 제도에 통째로 의문을 제기한 전무후무한 일이라면서 전문가들은 위험성을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최근 최근 펜실베이니아 윌크스배리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자신이 이번 대선을 도둑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필라델피아가 흑인 인구 비중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우리가 조작된 선거로부터 보호받고 있음을 확실히 해야만 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최근 보다 강도 높은 새로운 발언으로 이 같은 가능성을 거듭 주장하면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 편향된 미디어로부터 선거 당일 부정행위의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트럼프가 이처럼 부정선거 가능성에 대한 발언의 강도를 높이기 시작한 시점은 성추문 사건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공개된 데 이어 성추문 주장까지 다시 제기되면서 지지율이 하락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또 공화당 동료들에게 불충실하며 “힐리리 클린턴 보다 훨씬 까다로운사람들”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역대 미국대통령 선거에서 주요 양대 정당 후보가 미국 선거제도 전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사례는 트럼프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스대학의 대통령 역사학 교수인 더글러스 브링클리는 "트럼프는 지금 미국 정부 전체가 부패해 있으며, 전체 시스템이 조작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분리독립주의자의 주장이거나 혁명적인 동기를 지닌 것이며 사과 수레를 완전히 넘어트리려는 시도라고 우려했다.민주당 측은 트럼프의 발언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선거 조작 가능성에 대한 트럼프의 잇단 발언들은 단기적으로는 유권자들을 위축시킴으로써 투표율 하락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장기적으로는 클린턴이 당선되더라도 정통성이 없는 대통령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일 트럼프는 또 다른 선거 조작의 사례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불법적인 이민자들을 받아들임으로써 11월 대선에서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도모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