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날 앞두고
북가주 지역 한인사회 최대 행사인 한국의날 문화축제가 오는 9월 17일 열리게 된다.마침 한국 추석 이틀 후에 열리는 관계 행사의 주제는 추석에 맞추어지고 있다.
올해로 24회를 맞이하는 한국의날 행사는 그 동안 보여주기 위주로 행사가 진행돼 이번 행사에는 좀 더 한국을 알리는 한국적인 행사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관중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 되고 있다.
이제 한국의날 행사도 성년을 넘긴 만큼 행사의 질도 이제 좀더 세련되고 좋은 추억거리가 될 수 있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행사를 치르기 위해선 행사 관련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도록 권하고 싶다. 한인회의 목적이 봉사활동과 교민사업에 거의 국한 된 만큼 행사 기획에는 다소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이런 현실에서 그런대로 매년 행사를 진행하는 수고를 많이 들였다. 생업을 전폐하다시피 거의 2달이상을 매달려야 겨우 행사 준비를 마무리할 만큼 일이 많다.
토마스 김 회장은 지난 4월말 한인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부터 한인사회 다양한 계층을 모두 아우르고 참석 범위를 넓히기 위해 한인회 단독 개최가 아닌 다른 단체와 협력해 공동 주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재SF 코리언센터(KCI, 이사장 조던 강)를 비롯한 3~4개 단체와 접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한인회 관계자는 약 5개 단체가 연합해서 한국의날 행사를 개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달 7월4일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가 끝나면 겨우 2달 반정도 시간을 남겨놓고 있어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준비위를 구성하고 조직도 끝내야 할 정도로 촉박하다.
기다리는 행사돼야
한국의날 행사가 자주 일본 벚꽃행사에 비교된다. 한국의날이 하루 동안 제한된 장소에서 열리는데 비해 일본 벚꽃 축제는 2주 동안 페레이드 행사와 문화행사 그리고 거리 축제 먹거리와 주류 맛보기 위주로 짜여져 인원 동원에 대단한 힘을 갖고 있다.
특별히 건장한 남자들이 훈도시만 차고 기마위에 올라가 북을 치는 다이코(Daiko)와 북과 춤이 어울리는 장대북춤은 세계적인 볼거리로 명성이 높다. 일본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행사로 외국인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행사로 손 꼽힌다. 한국의날 행사는 아직까지 행사에 관련 정해진 내용이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행사 준비에 앞서 몇가지 꼭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첫째 행사는 지극히 한국적이어야 한다. 미국에 산다고 어설픈 미국 냄새를 풍기면 안된다. 예를 들어 미국 밴드가 초청되어도 한국 음악을 연주해야 한다. 그 이유는 이번 행사가 한국인의 정체성을 알리고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외국인들에게 보여 주기 때문이다.
둘째는 관중들이 함께 어울리는 행사이어야 한다. 보여주기식 행사나 관중의 참여 없는 행사는 팥이 빠진 찐방과 다름이 없다. 그 동안 행사가 대부분 보여 주기식 행사로 일관해 교민들 사이에선 식상하다는 말이 오래 전부터 떠돌았다. 한국의날 문화축제가 제목처럼 ‘축제’가 되기 위해선 신명나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모두 어울리는 행사에는 한국이나 외국인이나 인종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스킨쉽을 통해서 한국인에 대한 호감을 느끼고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인정하면 된다. 끝으로 10분 동안 감동의 추억거리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다. 행사경비에 버금가는 추억거리를 관중이 마음에 담고 떠날 수 있는 감동의 10분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
우리는 10분의 감동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주최측이 고민의 고민을 하기 바란다. 추억거리 감동의10분이 각인돼야 다음해 행사가 기다려 지지 않겠나. 허전한 마음으로 행사장을 떠나는 관중들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바트를 타고 아침부터 분주하게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온 분들에게 무엇인가 감동을 먹고 집으로 가야한다. 그 감동의 열쇠를 미리 교민들에게 물어 보아도 좋다. 좋은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것도 주최측의 몫이다. 혼자 생각 보다 둘의 생각이 더 났다고 한다.
필모어 거리축제
지난 기자회견에서 토마스 김회장은 내년에는 샌프란시스코 유니언스퀘어를 빌리는 대신 픨모어 거리에서 축제를 추진하겠다는 말을 했다. 귀가 번적하는 이야기였다. 아! 일본 벚꽃축제에 버금가는 행사로 여기에 답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재팬타운 거리에 비해 다소 불리한 여건일 수 있지만 한번 시도해 볼만한 일이다. 거리축제가 되어야 제대로 모든 것을 보여 줄 수 있고 기간도 더 늘일 수 있다. 그리고 함께 어울리는 축제로 발전하기에도 상당히 유리하다.
올해 행사준비도 시간적 여유가 없는데 내년 행사까지 준비하라는 것은 다소 무리한 요구이나 조금씩 때를 놓치지 말고 준비를 부탁하고 싶다.한국과 일본은 영원한 적수이다. 정치와 경제 뿐만 아니라 문화에서 한일간 피할 수 없는 소리 없는 전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큰 전쟁을 해보고 싶다. 일본인이 자랑하는 다이코 북춤을 이길 한국만의 특성이 필요하다.필모어 거리 축제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설레인다.한국의날 문화축제는 규모가 큰 관계로 한인회가 아무리 노력해도 교민들의 후원이 없이는 치르기 힘든 행사이다.
토마스김 한인회장도 이미 3차례나 한국을 방문해 공연단 초청과 한국으로 부터 후원금 모금에 노심초사 (勞心焦思)하고 있다. 함께 협력하여 새로운 한인의 웅지를 보이자.
미주 주간현대 발행인 김동열 칼럼<hdnewsus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