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열의 칼럼 "가을 햇살

Submitted byeditor on금, 09/09/2016 - 08:34

한줄기 굵은 빗방울의 소낙비가 후줄군했던 초목들을 목욕시키듯이 샤워를 시켜주고난뒤 화사한 가을햇볕이 파아란 하늘위로 함박웃음을 머금은채 미소를띄며 솟아났다. 이글거리며 뜨거운입김을 헉헉대고 토해내게했던 그 무더운여름을 이기고 가을로 우리를 인도하는것은 가을햇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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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곁으로 찾아온 9월과함께 친근하게 다가온 가을햇살은 습하고 끈적이는 대지를 아름다운색깔로 물들여 형형색색의 풍경화를 그려낸다. 가을햇살이 내리 비치는곳마다 오색의물감이 퍼지고,  황금물결로 춤추는 대지위에는 여름에맺혀진 열매를 가을햇살이 내려비춰 알차게 영글게한다. 이렇게 가을하늘에서 대지의 끝까지 가을햇살이 비치는 때는 세상을창조하신 그분의 은총이 세상에 영광을나타내는 축복의 때이기도하다. 

요즘같은 청명한 가을하늘을보면 (봄볕은 며느리, 가을볕엔 딸)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며느리보다는 딸을 더 아끼는 시어머니의 마음을 그대로 빗댄 속담이지만 생각보다는 과학적인근거가 있다. 가을햇볕이 다른계절보다 더좋은 이유는 계절적인 특성때문이다. 가을햇볕은 여름에비해 낮아진   자외선 강도와 아침,저녁으로 불어주는 신선한 바람탓으로 여름철보다는 덜뜨겁고 봄철에 비해서는 따듯하게 느껴진다. 가을철의 적당한 일사량은 우리몸을 쾌적하게만들어 심신을 안정시켜 가을에 많은 계절성 우울증환자에게도 도움을 준다.

계절성 우울증에는 약물및 정신치료뿐만 아니라 하루20~30분이상 밝은햇볕을 쬐는것도 효과적이다.앞서도 잠간 언급했듯이, 봄볕은 며느리가 쪼이고 가을볕은 딸에게 쪼인다는 한국의 속담이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시어머니와 며느리간은 항상 갈등이있고, 특히 훨씬옛날의 우리네 시어머니들은 며느리를 많이 구박했다고한다. (지금은 시대가바뀌어 오히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구박을받는경우가많지만) 그런것으로 미루어보아 이속담은 분명 며느리보다는 딸을 더위한다는 의미일텐데 그러면 왜 굳이 봄볕에 며느리를 내보낸다는 표현을썼을까?   

상식적으로 우리가 생각해본다면 봄이되면 날씨가 따듯해서 나들이하기도 좋고 산책을하기에도 좋은데, 왜 그좋은 봄날의햇살을 딸에게 쐬게 하지않고 며느리에게 양보했을가?  그러나 이속담에는 확실히 며느리보다는 딸을 더위한다는 개념을 내포하고있다. 4~5월의 봄볕은 여름의 그것과는 또다른 따가움을 가지고있다. 그만큼 봄철의햇볕이 피부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의미이기도하다. 즉 이말은 며느리와 딸을 빗대서 봄햇살이 가을햇살보다 더 따갑고 피부에도 좋지않다는것을 재미있게 풍자한것이다. 우리의 선조들이 경험으로 체득한 이속담에는 과학적인근거를 가지고있다. 시어머니가 봄볕을 며느리에게 양보했던것은 봄햇살에는 많은 자외선이 들어있기때문이다. 봄철이되면 일조량이 많아지고 자외선지수도 높다는것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된사실이다. 

햇볕은 건강한마음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햇볕이 잘들지않는 위도가높은 지역에사는 사람중에 정신분열증이 있는사람이 많고 우울증환자도 많은데, 햇볕을 많이 쬔사람은 기분을좋게만드는 세로토닌농도가 높다는사실도 이를 뒷받침하고있다. 자살을 시도했던사람들은 세로토닌농도가 현저히 낮은것으로 나타났다. 햇볕이 항암제와 항우울제역활을 한다고해도 과언이아니다. 햇볕을 많이받는 프로리다주민들은 우울증환자가 그리많지않은데 비해 워싱턴주의 시애틀이나 캐나다북부및 앨라스카지방 사람들은 특히 우울증환자가 많다는것이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이다. 

그러나 햇볕이좋다고하여 과다노출로 오랫동안 햇볕을쬐이면 피부암은물론 햇볕알러지, 자외선으로인한 여러가지문제들이 발생하여 심한경우 생명의위협을 받을수도있다. 넘치는것은 부족함만 못하다는것이 여기에 해당되는 말이다. 햇볕을 너무많이받으면 백내장을 앓을 확률이많아지고 피부나 얼굴에 기미,주근깨,검버섯이생기며 심한경우 피부노화가 빨라져서 쉽게늙는다고도한다. 이렇게 부정적인것 이면에 한편으로는 햇볕에는 비타민D가 우리몸속의 칼슘을 잡아두어 뼈를 튼튼하게만들고 잘 부러지지않게 해준다. 비타민 디와 칼슘은 서로 분리할수없는 단짝이다. 

즉 우리몸의 겉은 햇볕노출로 피해를볼수있지만 속은 햇볕이 그야말로 백약이라고 할수있다. 뼈에주는 이익만큼은 아니지만 비타민D가 대장암과 유방암을 막아주고, 면역력을높여 감염병예방에 효과가있다는 연구도 늘고있다. 결핵병 치료제가 개발되기전에 결핵환자에게 햇볕을쬐도록한것도 결핵환자의 면역력을높여 치료효과를 높이기위해서였다. 

요즈음 무덥고 뜨거운여름햇볕은 지나가고 찬란하고 화사하며 따스함을 선물하는 가을의햇볕이 우리를 황금들판으로 나오라고 유혹하고있다. 가을햇볕은 봄햇볕에 비해 유해자외선이 적어 매일20~30분내외로 우리들의 건강을위하여 쬐일 필요성이있다. 얼굴은 가리더라도 팔,다리는 직사광선에과감히 노출해도 좋다고 전문의사선생님은 조언을 해준다. 가을햇살 쬐기는, 찬바람불고 일조량이적은 다가올 추운겨울을 건강하고 기분좋게 지내기 위한 자신을향한 투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