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넘치는 UCF 토목공학과 윤해범교수

Submitted byeditor on목, 12/22/2016 - 19:36

[UCF대학=하이코리언뉴스]장마리아 기자 =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종합대학인 UCF(University Central Florida)에서 토목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윤해범 교수를 지난 8월1일 오후 3시반경에 UCF대학 토목공학과를 찾아가 만남을 가졌다.

윤 교수는 앞날이 촉망되는 교육자로 어머니 나라인 한국에서 교육의 혜택을 잘 받아 지금은 미국의 훌륭한 교육의 수혜자로서 최선을 다해 후배를 양성하면서 또한 미국과 한국의 발전을 위해 가교 역할을 잘하고 있기에 기자는 인터뷰를 위해 학교를 찾았다.

인터뷰 요청에 먼저 윤 교수는 아직까지 큰 연구성과나 업적을 만들지도 못하고 지금 연구를 시작하는 젊은 학자인 제가 신문지면을 통해 인터뷰를 한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어색하고 멋쩍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 또 최근에 그런 과정을 거친 선배로서, 지금 공부를 준비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현재 교육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인터뷰에 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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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어떻게 토목공학을 전공하게 되었나?
아버지(서진종합건설)께서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건설업을 하셨다. 그래서 어릴때는 이 세상에 직업이 건설업 밖에 없는 줄 알고 자랐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한때 고고학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생각을 바꿔 대학진학 후 토목과를 선택했다. 그 시절 제가 장남이기 때문에 졸업하면 부친의 사업을 이어 가야 한다는 생각이 늘 머릿속에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미국에 언어연수를 위해 들어와 공부를 하면서 공부를 계속하는 것이 더욱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진로를 바꿨다. 그래서 연수가 끝나자마자 미국에서 TOEFL, GRE 시험을 보고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토목공학은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인가?
토목공학은 영어로는 Civil Engineering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토목공학은 인간이 '문명'생활을 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기반시설물을 건설하고 유지보수하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옛날 로마인들은 자신들처럼 포장된 도로, 집집마다 연결된 상하수 시설, 공중목욕탕 등이 없는 로마제국의 밖에 사는 사람들을 '야만인(savage)'라고 불렀다. 그런 의미에서 토목공학은 우리가 문명생활을 하기 시작한 이래로 인류를 위해 봉사해왔고, 가장 오래된 학문중의 하나이다. 오늘날 토목공학은 크게 다섯가지의 세부학문으로 분류된다. 첫째 구조공학(윤교수의 전공분야)은 교량, 빌딩, 전신주, 석유플랜트 등과 같은 대형구조물을 차량, 지진, 태풍 등과 같은 하중 상황에 어떻게 안전하게 견딜 수 있게 만들 수 있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1994년에 있었던 성수대교 붕괴사고나 그 이듬해 있었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통해 안전한 건물의 중요성을 우리 모두는 기억하고 있다. 옛날부터 치수는 국가경영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특히 한국이나 플로리다처럼 강이 많고 삼면이 바다인 경우 치수는 매우 중요하다. 수리수문학은 물을 다루는 학문이다. 상하수도 시설 및 재처리, 댐, 제방, 방파제, 항만시설 등이 이에 해당된다. 

'사상누각'이라는 말이 있듯이 건물의 기초는 건물전체의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토질공학은 건물의 기초가 되는 흙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작년 한국에서 있었던 우면산 산사태가 왜 토질역학이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교통공학은 우리가 매일 이용하고 있는 도로나 철도시설물을 만들고, 또 어떻게 교통의 흐름을 원활히 하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건설공학은 토목공학 중 비교적 최근에 생긴 학문인데, 위에 언급한 토목시설물을 지을때 어떻게 하면 적은 비용으로 빠른 시일에, 그리고 안전하게 건설할 수 있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므로 토목공학 중에서도 가장 경영학적인 요소가 많은 분야이고,영어로도 Construction Management라고 부른다. 처음에는 토목공학이 화려하지 않고 묵묵히 주워진 일만 하는 학문으로 생각했지만 연구하며 학문에 빠져들수록 없으면 안되다는 중요성을 알게되어 정말 멋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3,전공공부 말고 다른 활동은?
대학교 1학년 때는 테니스부에서 운동만 한 것 같고, 2학년 때부터는 지금의 아내를 만나서 연애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여행을 많이 다녔다. 학부때는 공부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공부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은 미국에 와서 부터다. 비교적 늦게 공부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공부하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적성에 대해서는 별로 안 믿는 편이다. 나의 경우에는 없었던 적성도 그 일에 익숙해지면 생기는 것 같다. 물론 어떤 일에 익숙해지려면 큰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대학원에서의 생활은 내 인생의 본질적인 문제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수년의 시간을 주었다. 

이 바쁘고 급급한 시대에 이런 호사로운 시간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물론 그 시간동안 돈은 전혀 벌지 못했다(웃음). 사실 대학원 학생의 생활이란 힘들고 배고프고, 무엇보다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아주 고달픈 삶의 연속이다. 

사회에 먼저 진출한 친구들 중에 성공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 나는 뒤쳐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불안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성실하게 이 시간을 보낸다면 돈이나 명예 그리고 학점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저의 대학원 생활은 이런 것들을 발견했던 중요한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어려운 시간을 잘 버텨준 아내(정명재)와 아이(익현,서현)들에게 감사한다. 

4,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유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저도 유학생으로 미국생활을 시작하였기 때문에 외국인으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핸디캡에 대해 잘 이해한다. 하지만 유학생이기 때문에 미국학생이 가지지 못한 엄청난 장점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많은 학생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박사과정 때 우연한 기회에 한국의 국토부 차관과 미국대학 관계자들과의 미팅을 기획한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을 통해 큰 교훈을 얻은 것이 두 세계를 연결하는 가교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현재 제가 가지고 있는 배경보다 훨씬 큰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들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들이 유학생이라고 생각한다. 유학생들은 한국과 미국 모두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 나라인 한국에서 혜택을 받은 사람으로서, 그리고 미국의 훌륭한 교육의 수혜자로서 두 나라의 발전을 위해 유학생들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미국학생이나 한국학생이나 모두다 최선을 다해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점도 중요하지만 배우는 즐거움이 훨씬 더 중요하고 말하는 윤해범 교수의 모습에서 건축공학의 교수로 전문가로서의 장기적인 발전을 멀리서 바라보며 앞으로 5년, 10년후의 멋진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University of Central Florida 토목환경건설공학과 조교수로 재직중인 윤해범 교수는 동 대학에서 스마트센서 및 센싱 시스템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2012년 재미과학기술자협회(Korean-American Scientist and Engineers Association) 올랜도지부의 회장으로 도 활동하고 있다. 가족사항으로는 건설업체 대표인 부친 윤기태씨와 모친 이병진씨의 장남이며 부인 정명재씨와 사이에서 아들 익현군과 딸 서현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