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코리언뉴스] 연극 "갈매기" 보다 연출자에 의해 그리고 배우에 의해 전혀 달리 태어나는 것이 연극의 매력. 연출가 펠릭스 알렉사는 배우 이헤영을 통해 아르까지나의 갈매기를 탄생시켰다.
변화를 주도하는 작가가 되고픈 뜨레쁠례프와 유명인이 되고자 배우를 택하는 니나, 두 약자의 욕망 대칭점에 가진 자, 기성세대, 질투와 이기심의 화신이자 어찌할 수 없는 모성인 최고의 강자 아르까지나가 자리한다. 다 가진 채, 어느 것 하나 포기하려하지 않고 나누지도 베풀지도 않는 아르까지나의 뻔뻔함은 니나가 절망처럼 외치는 "명성은 견디는 능력"의 다른 표현이다. 미숙한 젊음의 욕망을 완숙한 권력으로 채운 음영이 극명하게 살아난 무대였다. 이혜영이 아니면 누가 저처럼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완벽한 나를 연기할 수 있을까?
대학시절 점심을 굶어가며 그의 무대를 찾아다니며 빠져들게했던 로망은 건재했고 여전히 아름다웠다. 나이가 들어 완숙해진 배우의 연기가 깊어지듯 관객 또한 나이가 들면 작품을 이해하는 눈이 좋아지는 것 같다. 젊은 날 그토록 난해하게 느껴지던 체호프의 인물들이 이제는 각각 살아서 다가온다. 과일처럼 사람도 익어야 빛깔이 고와지나 보다.. 다시 연극무대를 부지런히 찾아다녀야겠다..자료제공: 이미지21 하민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