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섬웨어 막은 영국청년, “나는 영웅 아니야”

Submitted byeditor on화, 05/16/2017 - 21:17

[하이코리언뉴스]지난 주말 지구촌 150여 국가에 퍼진 ‘워너크라이’(WannaCry) 랜섬웨어의 확산을 늦춘 22살 영국 청년 마쿠스 허친스는 “나는 결코 영웅이 아니다”고 손사래를 쳤다.허친스는 현지시간 15일 저녁 영국 남서부 데본에 위치한 자택에 AP통신과의 인터뷰 중 “나는 ‘봇넷’(botnets)을 막으려고 내 몫을 한 것일뿐”이라며 영웅으로 치켜세우는 것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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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us Hutchins, 22, a surfer from the southern coast of England, said in his first interview that he likes to fight cyber theft because “it’s the right thing to do.”
(FRANK AUGSTEIN / AP)

허친스는 지난 12일 오후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병원들이 랜섬웨어 공격을 당했다는 뉴스를 접한 뒤 자신의 방에서 악성 코드를 분석한 결과,이 코드가 매우 긴 특정 도메인 이름(글자로 된 인터넷 주소)에 접속을 시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이 도메인 네임이 등록돼 있지 않아 활성화되지 않은 사실도 알아냈다.허친스는 10.69달러를 내고 이 도메인 이름을 등록했다.그러자 워너크라이 랜섬웨어가 스스로 전파를 중단했다.도메인 등록은 악성 코드의 확산 경로를 파악하려고 허친스가 평소 사용하던 방식이었다.그래서 영국 언론들은 그를 ‘우연한 영웅’으로 표현했다.‘멀웨어 테크’라는 익명으로 온라인상에서 활동해온 허친스는 신원이 공개된 것을 아쉬워하면서 “다시는 ‘멀웨어 테크’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 주말 연방수사국(FBI)과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 관리들이 허친스와 접촉하면서 단숨에 유명인이 됐기 때문이다.부모와 함께 사는 허친스는 자신의 방에 커다란 모니터 3개가 연결된 컴퓨터 세팅을 마련해놓고 일을 하고 있었다.

허친스는 LA에 기반을 둔 사이버보안업체 ‘크립토스로직’을 위해 일하고 있다.살림 네이노 크립토스로직 사장은 “마쿠스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다른 곳의 추가 피해를 막았다”고 말했다.네이노 사장은 이번 워너크라이 랜섬웨어가 “엉성하게 설계된 것”이라고 표현했다.랜섬웨어는 중요 파일을 암호화한 뒤 이를 복구하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