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풍진 변호사] "동화의 얘기속으로 도피하다"

Submitted byeditor on목, 06/01/2023 - 17:51

[SF = 하이코리언뉴스] = 우리 주변의 현실은 참혹하고, 불쾌하고, 한심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총기 난사로 선량한 시민이 엉뚱한 죽음을 당하는 사건은 어데선지 거의 매일 일어나고 있고, 공공장소에서 무고한 사람의 목을 졸라 죽이거나, 이유 모르는체 약자를 두들겨 패거나, 시내거리에서 마약을 하거나, 무분별한 절도, 대형 사기등등의 얘기는 매일의 뉴스거리이다. 이외에도, 물가상승, 은행들의 파산, 산더미의 부채로 운영하는 정부, 홍수, 태풍, 우박, 산불, 등등의 풍전등화 같은 인생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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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험악한 실정에서, 왕, 왕비, 왕자, 공주들의 동화속 같은 얘기가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났다. 바로 영국에서 70 년만에 있었던 왕가의 예식으로 화려한 대관식을 거행하여,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명의 군중들이 관람을 하였다. 나도 현실도피겸 동화속의 장면을 관람했다.

이 대관식은 준비측에서 상당한 심혈을 들이면서 빈틈없이 준비를 하였고, 과연 예식은 호화찬란한채 모든면에서 완벽을 기하였다. 왕의 사저 버킹햄 궁전에서 예식장인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지의 길은 수만명의 관중들이 비속에서도 사날전 부터 자리를 잡고 기다렸다. 황금마차를 타고 지나가는 왕과 왕비를 잠간이라도 보려는 대단한 열성이었다. 황금마차는 동화속에 나오듯 황금장식으로 뒤덮혔고, 백말 여덟마리가 끌면서 수많은 근위 기병대와 호위병으로 둘러 쌓여 행진을 하였다.     

초대받은 인사들은 서로 다투듯이, 화려한 의상과 금은보화 장식으로 치장을하고 식장에 입장했다. 왕권체제 국가에서는 왕과 왕비, 공주, 왕자, 그리고 공화국 체제에서는 대통령, 수상 등이 가슴들을 활짝피고, 식장에 나타났다. 웨스트민스터 내부가 전세계의 유명인사와 지도자들의 휘황 찬란한 복장으로 번쩍거렸다.

약 두시간 가량의 대관식에서 가장 핵심은 왕관이 찰스왕의 머리위에 얹혀지는 순간이었다. 영국교회 대주교가 조심스레 왕의 머리에 얹은 왕관은, 붙어있는 보석싯가가 약 5 억불이 넘고, 무게는 5파운드 간다고 한다. 그날 5 억불짜리 5 파운드의 무게를 머리에 이고 하루 종일 댕기기는 쉽지 않았을거다.

찰스왕  옆의 카밀라도 왕비의 관을 받아 머리에 얹었다. 그동안 파란 만장의 얘기거리를 마치 다 씻어 버리는듯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수십년간,  다이애나 공주와의 이혼 원인이었다는 누명을 피하지 못한채, 찰스왕 옆에 그림자 처럼 조용히 따라만 다니다가, 드디어 왕비의 관을 쓰게되었다. 그순간 국민들의 인식도 바뀌었다고 한다. 그들의 왕이 그토록 사랑했던점,  또 그토록 왕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주었다는 점을 깨달고 국왕비로 받아드렸다고 한다. 

이 대관식의 역사와 전통도 나의 흥미거리이었다.  영국에서 첫 대관식은 1066 년 윌리엄 공작이 불란서에서 영국으로 건너와서 영국의 해롤드 왕을 전쟁터에서 죽이고 자신이 영국의 왕으로 위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즉위하면서 시작한 예식이다. 일단 전쟁애서 이겼으니, 승자로 권리 행사를 한것이다. 그후로 이 전통을 이어받아 영국의 왕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대주교로부터 왕관을 받아 머리에 얹었다. 그러니 천년 전통이라고 자랑할만하다.  

우리나라의 전통은 단군왕조부터 이조말까지 약 5천년의 역사이건만, 현재 왕족얘기는 희미한 얘기거리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의 과거도, 기존 왕을 죽이고 왕권을 찬탈하면서 승자가 왕위에 오르는 일은 허다했다. 보통 왕이 승하하면 궁내의 가장 윗 어른이, 보통 왕의 모친이나 부인으로, 옥쇄를 깊히 보관했다가, 새 왕이 즉위하는날 건네준다. 그것이 서방국가에서 왕관을 머리에 씌워주는 대관식과 맞먹는 예식이다.  

영국은 왕권제도를 오늘까지 건전하고 튼튼하게 유지해 왔다고 자랑한다. 그것은, 영국인들이 전통을 존중하고 지지해 온것도 있지만, 역대 왕들이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시대의 변화에 적응을 적절하게 해왔기도 했다.  이를테면, 이번 대관식에서, 영국 왕은 초대된 귀빈들의 다민족, 다종교, 다문화, 다언어를 포용했다. 더 나아가서, 국민이 왕을 받드는 풍토에서, 왕이 국민을 받드는 풍토를 약속했다. 

현재 왕권체제를 유지하는 국가가 전 세계에서, 유럽, 아랍계와 일본등 28개국이다. 왕권 체제에서 민주주의 공화국으로 지난 100년 이내로 바뀐 수많은 국가중 다시 왕권체제로 돌아가자는 국가는 하나도 없다. 그걸 원하는 국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나는 동화속에서 현실로 돌아와, 나의 현 거주국인 미국의 정치제도를 생각해 보았다.  수많은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왕족이나 귀족의 명칭 사용을 금지하고,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동등하게 보장해준다. 나는 국민의 동등성을 강조하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으뜸가는 정치제도의 나라라고 믿는다.    

칼럼출처 : 김풍진 변호사 < pjkimb@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