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풍진 변호사] "친구와 우리의 생활"

Submitted byeditor on금, 12/02/2022 - 07:25

[SF = 하이코리언뉴스] = 친구가 우리 생활에 상당한 중요부분을 차지한다는 인식은 시대가 바뀌어도, 나이가 들어가도 깊어만 가고 있다.  “절간에 가서 살거야,” 또는 “초야에 뭍혀 살고 싶다,” 는 등의 말은 옛날에 흔히 들었지만, 그 당시에는 가능한 일이었다. 이건 우리 조상들의 소극적이고 현실도피의 태도이었고,  요즈음에는 그런 관념과는 다른, 친구의 중요성을 모두 깊히 깨닫고 친구들과 적극적인 사회생활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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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이태리 국립통계소 (Italian National Statistical Institute) 에서, 친구와 우리 일상생활에 관한 상세한 설문조사의 결론을 발표하였는데, 친구가 우리 일상생활의 본질을 향상시킨다는게 결론이었다.  친구 따라 강남도 가지만, 친구 때문에 건강도 유지하고, 친구 때문에 큰성공도 한다.    

또 다른 설문조사에 의하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거 세 가지만 대라고 했더니, 과반수 이상이, “첫째 가족, 둘째 직장,  셋째 운동” 이라고 했다.  이건 20대 부터 60 대 까지의 답이었다.  70 대 부터는 그 순서가,  “건강, 친구, 가족” 이었다. 친구가 가족을 앞선데에 놀라움과 분노까지 표출하면서,  “그럴수가 있나!” 하지만 현실을 파악한 사람은 쉽게 이해한다.     

 친구는 어디서 어떻게 구하나? 친구가 항상 주변에서 버글거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주변이 항상 쓸쓸하고 아무도 없는 사람도 있다.  친구는 억지로 만들수 없고, 돈주고 살수도 없다. 자연스럽게 인간 관계를 조성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편안함을 느껴면 좋은 친구가 된다. 자연스럽다는건 서로 생각이 항상 똑같은것도 아니고, 교육수준이 맞 먹는것도 아니고, 재산이 같은 정도인거도 아니고, 그냥 같히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대화가 끊임 없는걸 말한다.  

언젠가 갓 결혼한 젊은 남자가 혼자 나의 사무실을 찾아왔다. 신혼인데 얼굴표정과 상담을 원하는걸 보니 무엇이 잘못 되어가고 있음을 알수있었다.  “어쩐 일이십니까?” 고객은 말을 얼른 꺼내지 못하고 한숨을 내뿜었다. 드디어 입을 열면서, “아무래도 이혼수속을 맡아주셔야 할거 같습니다.” 나는 그의 다음 말을 기다리듯 입을 다물고 있었다.  “부부간에 가장 중요한게 무엇입니까?”  라고 묻는 그에게, 나는 서슴치 않고 대답했다. “대화이지요.”  그는 가만히 있다가,  이혼을 원한다면서 이혼수속을 부탁했다.  그리고 덧붙혀, “잘 아시는군요, 변호사님. 우린 대화가 없어요.”  부부도 대화가 가능한 친구이어야 한다.  

“친구를 보고  그사람을 평가한다” 라는 말도 반드시 들어맞는 격언은 아니니, 이말에 매달리지 않기 바란다.  어떤사람은 이말을 굳게 믿고, “괜찮다”는 사람을 따라 다니기도 한다. 예수도 친구가 문등병자에서 부터 배고픈 사람들로 주변이 버글대었고, 최고 대학을 졸업한 오바마도 시카고 빈민굴로 들어가서 가난과 범죄가 들 끓는데에서 친구들을 사귀었다.  마리 테레사도 잘사는 유럽의 고국을 떠나, 인도의 길거리 빈민들을 친구로 삼으면서 배 고프고 병든사람들 속에서 일생을 보냈다.  이런 극단의 경우는 집어 치우더라도,  친구를 보고 그사람의 인격과 인품을 판정하는건 옳치 않으니, 친구의 신분에 매달리지 않는것도 좋다.  

작곡가 무조르스키 (Mussorgsky, 1839 ㅡ 1881) 와 화가 하트만 (Hartmann, 1834  ㅡ  1873) 은 사이좋기로 이름난 두 친구이었다.  러시아의 쎄인트 피터스버그 길거리를 함께 누비고 댕기면서 홍차도 같히 많이 마시었다. 그러자 하트만이 39세의 젊은 나이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무조르스키는 슬픔을 못이기어 두문불출 하면서,  “전람회의 그림들 (Pictures at an Exhibition ㅡ 1874)” 이라는 피아노곡을 작곡했다. 

화가 친구의 그림들을 장례식후에 둘러보고, 친구에게 바치는 마음으로, 묵중 하면서도 애절한 감정이 담긴 화음을 창작했다.  이곡은 고전 음악계에서 빛나는 자리를 잡고 있으며, 명 연주가들이 오늘까지도 자주 선택하는 멜로디이다. 

약 2년전에 조성진씨가 쌘프란시스코에 와서 이 “전람회의 그림들” 을 연주했다. 소팽을 건너뛰어서 무조르스키를 선택한데에 대한 나의 실망은, 이 작품에대한 배경을알고난 후에 다 풀어지었다. 무조르스키는 친구를 사랑랬고, 아끼었고, 그의 죽음을 슬퍼하다 보니, 불멸의 작품을 남기는 유명인이 되었다.      

친구는  큰자산이다. 좋은 친구는 은행통장의 돈 못지 않게 우리의 마음을 부유롭게 만들며, 우리의 생활을  즐겁게 해줄뿐 아니라, 신체적 건강에도 좋다는 결론이 여러 연구결과에 나와있다. 좋은 친구들이 있다면, 곧 닥아올 눈보라치는 연말 연시도 따뜻하게 보낼수 있을것이다.    

칼럼출처 : 김풍진 변호사 < pjkimb@gmail.com >